근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도달하자 주요 IT 기업들의 미래 먹거리 발굴이 큰 화두가 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차세대 IT 산업에서 떠오르는 후보 중 하나는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이다.


현재 가상현실 분야는 삼성전자, 소니, 엡슨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VR헤드셋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뷰직스, 아베간트, 버추익스, 시브라이트 등의 가상현실 벤처기업들도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미국 특허청에 기어VR 상표를 등록하고 9월 노트4와 연동해 사용하는 기어VR을 출시했다.


세계적인 IT기업들도 가상현실 분야의 투자를 활성화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 2013년 11월 이스라엘의 3D센싱 전문업체인 프라임센스를 3억 5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인텔은 2013년 7월 이스라엘의 동작인식 전문업체 오멕인터랙티브를 5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구글은 지난 6월 3D센싱 기술에 중점을 둔 프로젝트탱고 기반의 태블릿과 SDK를 공개한 바 있다.


이중에서도 지난 3월 페이스북의 CEO 마크 저커버그가 아직 제품 상용화도 하지 못한 신생기업인 오큘러스VR을 2조원의 거액에 인수한 것을 두고 업계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전문가들은 페이스북의 이와 같은 공격적 투자의 배경에는 오큘러스VR의 인수를 통해 차세대 가상현실 플랫폼을 장악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오큘러스VR이 제품을 성공적으로 상용화해 가상현실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게 되면 미래의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때문인 것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자사의 기어VR을 오큘러스VR과의 제휴를 통해 개발했다.


양사는 오큘러스VR이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고 삼성전자가 하드웨어 제조에 주력하는 방향으로 협력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단지 VR헤드셋이나 관련 기기의 매출보다는 가상공간에서 사용자들이 소비하는 시간과 비용이 더 엄청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기존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비즈니스 모델의 대부분을 가상현실에서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결국 가상현실 플랫폼을 장악하는 기업이 가상현실 시장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며 “기업은 플랫폼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가상현실 분야에서 가장 선두에 있는 오큘러스VR의 아이라이브 CEO는 “우리의 사명은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사회적 교류 방식을 변모시키는 것”이라며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 서비스 기업인 페이스북에 지난 3월 인수됨으로써 이 목표를 이룰 거의 무제한적 자원을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오큘러스VR의 관계자는 “5년 뒤에는 할아버지가 VR헤드셋을 착용하고 먼 곳에 사는 손자들의 생일 파티를 지켜보거나 현실감 넘치는 친구들의 아바타(가상공간의 캐릭터)들과 대화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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