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기업에서 5억 이상 연봉 챙긴 임원 119명

 

[일요경제=이재형 기자]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5억원 이상 고액연봉을 받은 등기임원의 연봉이 공개됐다. 이 가운데 적자에 허덕이는 코스닥 상장사에서 고액의 보수를 받은 최고 경영자급 임원이 119명이나 된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회사의 부담과는 관계없이 고액의 소득을 챙긴 임원들에게 비난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재벌닷컴은 2014년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2천306개사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해 연간 5억원이상 보수총액을 받은 등기임원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5억원 이상의 보수를 챙긴 경영진은 668명이며 이 중 소속 기업은 적자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고액연봉을 챙긴 경영진은 119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119명 가운데 10대그룹만 떼서 보면 삼성그룹 8명‧현대차그룹 2명‧SK그룹 3명‧LG그룹 4명‧롯데그룹 5명‧포스코그룹 4명‧현대중공업그룹 4명‧GS그룹 5명‧한진그룹 3명‧한화그룹 4명 등 모두 42명이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동부메탈과 동부제철에서 각각 10억원 넘게 보수를 받았다. 김 회장은 작년 74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동부메탈에서 12억원의 보수를, 1조원 넘는 순손실을 기록한 동부제철에서도 보수 10억원과 퇴직금 2억원을 각각 챙겼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4천117억원의 순손실을 낸 한화건설에서 받은 보수가 23억원에 달했다.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은 4천63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한진해운에서 퇴직금 52억원을 포함한 보수 57억원을 받았다. 19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유수홀딩스에서 받은 최 회장의 보수도 12억원이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대한항공이 2천55억원대의 순손실을 냈지만, 이 회사에서 보수로만 26억원을 받았다. 조 회장의 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도 퇴직금을 합쳐 14억7천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적자기업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로지스틱스에서 각각 11억원과 6억원의 보수를 챙겼다. 그러나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로지스틱스는 각각 2천207억원과 53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기업의 경영상황이 악화될 경우 회사는 희망퇴직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희망퇴직에 대해서는 저 성과자의 퇴직을 종용한다는 문제제기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적자에 허덕이면서도 회사는 경영진에게 초고액의 연봉을 지급하고 있다. 경영난의 1차적인 책임은 최고경영진에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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