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가상 화폐인 비트코인(bitcoin)이 전 세계 어디서나 사용가능하고 제로에 가까운 수수료, 익명성 보장, 정부의 통제로부터 자유로운 특징으로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비트코인을 21세기의 위대한 발명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2009년에 정체불명의 개발자(혹은 단체)가 만든 이 가상화폐에 대해 정부 규제의 불확실성과 향후 가격 변동성의 우려도 크다.

20일 부산 벡스코에서 '비트코인 전도사'로 알려져 있는 로저 버 비트코인 투자자(억만장자)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의 특별행사로 열린 '5G 글로벌 서밋'에서 '비트코인과 모바일 결제 그리고 금융과 ICT의 경쟁'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통해 비트코인의 유용성에 대해 주장했다.

투자자 버는 "비트코인은 인터넷 이후 인류 역사상 최고의 발명"이라며 "비트코인은 편리함, 내구성, 평등성, 이동성 등 기존 화폐에 비해 장점이 매우 많다"고 설명했다.

버가 내세운 비트코인의 가장 큰 강점은 수수료가 적다는 것과 정부 등 특정 기관이나 기구가 규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애플, 페이팔 외 바이두(중국 최대 검색사이트), 푸들러(미국 최대 온라인 음식 배달서비스) 등 점차 사용처가 확대되어 가고 있다.

그러나 규제가 없다는 것은 이에 대해 책임질 곳도 없다는 뜻으로, 범죄 등에 악용됐을 때 사용자들을 보호해줄 수단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소비자금융보호국은 지난 8월 "가상화폐는 정부가 발행하고 보증하는 것이 아니며 숨겨진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높은 가격 변동성을 갖고 있는데 해커나 사기꾼들의 목표가 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는 내용의 권고문을 발표했다.

투자자 버 또한 해킹 등 범죄 피해에 대해서는 "안전장치인 '프라이빗 키'를 다른 사람에게 절대로 주면 안 된다"며 "비트코인 전문기업 등도 이를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답했다.

사용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지만 비트코인은 해킹 피해가 지난해 이미 1000억원을 넘어섰고 최근에는 고교생이 대마를 밀수하는 데 쓰이는 등 각종 범죄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스마트메모 앱 에버노트의 린다 코왈스키 부사장은 "사용자들이 작성하는 메모에 접근한다면 마케팅 등에 매우 유용할 테지만 우리는 절대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며 "사용자는 공유할 수 있는 정보와 그러고 싶지 않은 정보를 직접 나눌 수 있고, 공유하고 싶지 않은 정보는 본인 외에 누구도 접근할 수 없도록 데이터센터에서 철저히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