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주주인 노조원, 경찰에 의해 주총장 입장 저지

[일요경제=임준혁 기자] 회사의 주인인 주주가 노조원이라는 이유로 주주총회 장소에 입장하지 못하는 넌센스가 삼성테크윈의 주총에서 벌어졌다.

삼성테크윈의 주주총회가 한화로의 매각을 반대하는 노조원들의 시위로 1시간 넘게 반대 시위를 벌이는 등 파행을 겪고 있어 첫발부터 순탄치 않은 행보를 딛고 있다.

삼성테크윈은 이날 주주총회를 통해 사명을 한화로 바꾸고 한화그룹으로 피인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29일 오전 10시 현재 삼성테크윈 임시주주총회가 열리는 경기도 성남상공회의소에서 금속노조 산하 삼성테크윈지회 조합원들은 주총장 입장을 저지하는 경찰과 건물 입구에서 대치 중이다. 이로 인해 1시간 넘게 주총은 개회 선언조차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삼성테크윈은 이날 오전 9시에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사명을 '한화테크윈'으로 변경하는 정관변경 안건 등을 처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를 저지하려는 주주 노조원들이 주주총회장 진입을 시도하다가 경찰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며 대치했다.

삼성테크윈 노조원들은 이날 새벽부터 주주총회장에서 대거 시위를 벌이며 주주총회 파행을 예고했다. 전날 밤 11시부터 철야농성을 벌인 삼성테크윈 창원사업장 소속 직원 750여명은 29일 오전 5시 주총장 진입을 시도했지만 경찰의 저지에 막혔다. 이에 반발하며 경찰과 몸싸움을 벌인 직원 140여명은 수원 서부경찰서로 연행됐다.

이날 주총장에 진입하려던 직원 750여명은 삼성테크윈 주주이면서 노조원이다. 이들은 3시간여의 대치 끝에 오전 8시께부터 주총장에 입장하기 시작했다.

주총장 내부에서는 김철교 삼성테크윈 사장 등 경영진의 입장을 막기 위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금속노조 윤종균 삼성테크윈지회장은 주총장 내부에서 개회를 막기 위해 의사봉을 던지는 등 격렬하게 반대했다. 노조원들은 주총장에 입장한 김철교 사장을 향해 "김철교 나가라"는 구호를 외치며 항의했다.

한 직원 주주는 "3시간 가까이 몸싸움을 하다 이제서야 입장을 시작했다"며 "우리는 주식을 갖고 있는 정식 주주들인데 왜 참석을 못하게 막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회사 매각결정부터 지금 이시간까지 사측의 진정성 있는 설명이나 매각에 대한 사과 한마디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삼성테크윈은 이날 임시 주총에서 사명을 '한화테크윈'으로 변경하고 신현우 한화 방산부문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김철교 현 대표이사 사장은 유임된다. 이날 주총이 끝나면 삼성테크윈과 탈레스 등 방산부문 계열사가 공식적으로 한화그룹에 편입되며 지난해 11월 발표된 한화와 삼성의 4개 계열사 빅딜은 7개월만에 마무리된다.

한편 삼성테크윈은 직원들에게 지급할 위로금을 종전 1인당 평균 2000만원에서 4000만원으로 상향조정해 노조 측에 제시했다. 삼성그룹에서 한화로 인수된 한화토탈과 한화종합화학의 직원 위로금은 1인당 평균 6000만원이었다.

이에 비춰볼 때 이번 삼성테크윈의 한화로의 피인수 과정에서 지급된 1인당 직원 위로금은 한화토탈과 한화종합화학 인수 때에 비해 형평성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주총장 출입을 저지당한 노조원들은 회사의 주인인 주주이다. 주주가 주총장 입장을 저지당하는 것으로 봤을 때 삼성그룹 측의 노조원에 대한 처사가 어떠한지 여실히 드러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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