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검찰수사 압박에 자진사퇴 '가닥'

 

[일요경제=신관식 기자] 임기 7개월을 남기고 민영진 KT&G 사장이 29일 사의를 표명했다. 민 사장은 최근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를 받고 검찰수사 압박을 받아왔다.

민 사장은 이날 열린 이사회에 참석, KT&G 대표이사 사장직에 대한 사의를 밝히면서 후임 인선 절차에 착수해 줄 것을 요청했다.

내년 2월까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자진 사퇴를 택하게 된 민 사장은 최근 검찰로부터 계열사 자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2013년에는 회사 부동산 매각 관련 의혹으로 경찰과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랐고, 같은 해 서울지방국세청이 세무조사를 벌여 KT&G는 448억원의 추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MB 정권 때 취임해 좋은 시절 다 보내고 KT 이석채 전 회장과 정준양 포스코 전 회장 등에 이어 내리막을 걷게 됐다"며 이명박 정부 공기업 수사의 연장선이라고 지적했다.

KT&G 노조측은 "민영진 사장은 재임기간 내내 무수한 비리의혹과 부실경영 논란에 휩싸였던 인물"이라며 "KT&G의 새 수장은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선임돼야 한다"고 밝혔다.

KT&G 사장은 사외이사 중심의 사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자격심사를 거쳐 후보 1인을 추천하면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 최종 선임된다.

이에 따라 KT&G 이사회는 후임 사장 선임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민 사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2월 KT&G 사장에 선임된 뒤 2013년 2월 연임에 성공해 5년여 재직했다. 민 사장은 최근 회삿돈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검찰의 수사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KT&G가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2011년 소망화장품, 바이오벤처기업인 머젠스(현 KT&G 생명과학) 등을 잇달아 인수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재무적 흐름 등을 살피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은 2013년 KT&G에 대한 기획(특별) 세무조사를 벌인 바 있다.

KT&G 관계자는 "민 사장이 검찰 수사에 부담을 느껴 자진 사퇴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후임 사장 선임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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