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개선되고 과속운전, 승차거부 등 폐단 사라져

▲ 택시업계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는 최초의 협동조합 택시.

[일요경제=문유덕 기자] 14일 오전 서울 서울광장에서 열린 한국택시협동조합 출범식에서 택시기사들이 첫 운행에 앞서 축하 풍선을 날리고 있다.

[일요경제=문유덕 기자] 국내 첫 협동조합 택시가 서울시내를 달린 지 한 달이 지났다. 이 한 달 협동조합 택시 기사들은 170만원 가량의 소득을 올렸다.

이에 협동조합 택시 출연으로 택시 기사들의 처우가 개선될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택시 기사들의 근무여건 개선이 택시 서비스 질 개선으로 이어질 지 주목받고 있다.

13일 박계열 한국택시협동조합 이사장에 따르면 최근 회사는 7월 회계정산을 마쳤다. 수익금에서 연료비와 사무비, 직원 인건비 등의 비용을 다 제하고 이달 초 출자금 배당으로 조합원당 55만원을 지급했다.

출자자가 대부분 회사 내 택시 기사인 것을 고려하면 지난달 협동조합 택시 기사들은 55만원의 추가 소득을 올린 셈이다. 근로 배당이 120~130만원 수준임을 감안할 때 한 달 동안 170만원 가량 받은 셈이다. 이는 수익금 전액을 조합원들이 나눠가졌기에 가능했다.

박 이사장은 "가동률이 70%에 못 미쳐 생각보다 출자금 배당이 적었다"면서도 "기사 충원 등으로 가동률이 올라가면 출자금 배당이 70만원 수준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을 열심히 할 경우 초과이익 배당도 지급된다"며 "이 경우 협동조합 택시의 기사들은 한 달에 200만원 이상의 소득을 가져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국택시협동조합의 이덕훈(50) 기사는 지난달 200만원 이상의 소득을 올렸다.

택시 기사로만 10여년 근무했다는 이 기사는 "근로 배당과 출자금 배당, 초과이익 배당을 합해 지난달에만 260만원 정도 벌었다"며 "이전 회사에서 근무했을 때보다 50~60만원 정도 더 번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납금이 없어 눈치 볼 것도 없어 일반회사보다 좋다"며 "이렇게 좋은데 왜 함께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2000년 11개월 간 '생계형' 택시운전을 했던 박계열 이사장은 "사납금을 채우기 위해 승차 거부나 신호위반을 안 하고 버틸 수 있을까 의문"이라며 "이 부분에서도 회사 내 기사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액 관리제와 50만원 상당의 복지카드 등으로 조합원은 물론 국내 택시 기사들의 근무 여건이 개선되길 바란다"며 "택시 서비스 질 개선에도 일조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 이사장은 법정관리중인 서기운수를 인수해 협동조합으로 전환하고 이후 2500만원씩 출자금을 낸 150여명의 택시 기사들과 함께 지난달 14일 영업용 택시 71대, 조합원은 161명, 조합 자본금은 40억원규모를 갖추고 노란 '쿱(coop)' 택시의 영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조합은 오는 9월 초 부산에서 50대 규모 택시회사 한 곳을 인수해 10월 말부터 쿱택시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구와 광주에서도 올해 말 영업을 개시할 계획이다. 내년까지 전국 단위로 택시 1000대를 보유한 거대 조직으로 탈바꿈하는 게 1차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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