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경제=문유덕 기자] 다음달 말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앞두고 참여 업체 윤곽이 드러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주축이 된 3곳의 경쟁이 예상된다. 컨소시엄 구성을 마친 곳은 1곳뿐이며 팀 구성에 시간을 쏟느라 가장 중요한 사업모델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 있다.

다음카카오-한국금융투자가 KB금융지주와 함께하기로 하고 가장 먼저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을 구성한 뒤 다른 경쟁자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KT-교보생명-우리은행 컨소시엄이 논의하고 있고, 인터파크는 SK텔레콤과 참여 여부를 타진 중이다.

금융사 중 유일하게 대주주로 참여하겠다고 나섰던 미래에셋이 지난 13일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예정인 1∼2개 자리를 두고 3파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예비인가가 한 달 반도 남지 않았지만 아직 어떤 사업모델로 나설지는 안갯속이다. 사업 기밀이기 때문에 숨기는 측면도 있겠지만 컨소시엄 구성이 늦어지면서 새로운 사업모델을 구상하기 위한 시간이 부족할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예비인가 신청을 위해 준비할 서류만 해도 상당하다”며 “늦어도 지난달 말에는 컨소시엄이 구성되고 사업계획과 서류 준비에 들어갔어야 했는데 늦어지고 있는 것 같아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현 상황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을 위한 뚜렷한 사업모델이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인터넷전문은행 논의가 시작된 뒤 가장 먼저 거론된 것은 10%대 중금리대출 시장 진출이다.

이 밖에 지급결제 사업, 해외송금 서비스 등이 거론된다. 신용카드사가 지급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실제 대출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것처럼 저렴하고 간편한 결제 서비스를 통해 고객을 확보하고 계좌를 개설하도록 유도하는 등의 전략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공한 해외 인터넷전문은행들을 보면 틈새시장을 개척한 경우가 많다. 카드사, 보험사, 자동차업체 등이 필요에 의해 은행을 설립한 뒤 캡티브마켓(전속시장)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결제 편의를 제공하고 고객 자금을 묶어두는 방식이다. 미국 앨리뱅크의 경우 GM이라는 캡티브마켓을 기반으로 자동차 대출을 주로 담당한다. 여기에 P2P(개인 대 개인) 이체 등 간단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해 경쟁력을 더했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4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모회사의 영업기반을 활용해 충성고객을 확보하고 일반은행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 경우 성공했고, 가격경쟁 위주로 고객을 확보한 은행들은 실패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초반에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은 결국 ‘금리 경쟁력’뿐이라고 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 각자의 특징적 서비스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기존 은행보다 불안정한 인터넷 전문은행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은 금리뿐”이라며 “영업점이 없어 줄어든 비용을 금리에 반영해 고객을 확보하는 방식이 현재로서는 가장 유력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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