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 10월 4일 이후 처음으로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24일 오전 9시께 달러당 1,200.0원을 기록했다.(사진=연합뉴스)

[일요경제=문유덕 기자] 북한군의 포격 도발과 중국 경제 부진 등의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3년10개월여 만에 장중 1,200원대로 올라섰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께 달러당 1,200.0원을 기록했다.이것은 2011년 10월 4일 이후 처음이다.

지난 20일 오후 북한군이 경기 연천 지역에 포탄을 발사하면서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고 21일 발표된 중국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8월 잠정치가 6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어 위험 회피 심리를 부채질 한 점이 원화 가치를 끌어내렸다.

이날 3.0원 오른 1,198.0원에 개장한 직후 1,200.0원을 찍은 후 다시 내림세로 돌아서 오전 9시54분 현재 달러당 1,196.8원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 자금 이탈로 원/달러 환율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있으나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1,200원대를 찍은 것 자체가 큰 충격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서정훈 외환은행 경제연구팀 박사는 "단기적인 이슈가 많아 외환 시장에서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해져 달러화,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심리적으로 달러당 1,200원을 넘으면 부담을 느끼지만 그 자체가 시장에 큰 충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남북 간의 긴장이 빠르게 해소된다면 중국 경제 불안, 미국 연내 기준 금리 인상 이슈가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이라며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시장에 선반영돼 점진적으로 원/달러 환율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2011년 이후 평균 환율을 볼 때 이미 환차손을 많이 입은 외국인들이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를 찍었다고 자금을 뺄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며 "자금이 이탈하더라도 그것은 원화 환율 때문이 아니라 신흥시장 불안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1,200원대가 뚫리면 1,250원대도 뚫린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당국이 오늘 개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면서 "장기적으로는 북한 뉴스가 아니라 중국 증시 불안, 미국 금리 인상 같은 요인이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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