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경제=문유덕 기자] 남북 고위당국자 간 협상이 타결된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멈췄다. 반면 원/엔 환율은 10개월여 만에 장중 1,000원을 돌파했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39분 현재 달러당 1,196.0원으로 전일보다 3.0원 내렸다.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 지뢰와 서부전선 포격도발로 남북 간 긴장감이 고조된 가운데 중국 증시 폭락 소식이 전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3년11개월 만에 달러당 1,200원을 찍었다.

종가 기준으로는 2010년 7월 이후 최고치인 1,199.0원까지 오르는 등 숨 가쁘게 상승했다.

밤사이 유럽증시와 미국 뉴욕 증시도 급락세를 보이며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한 흐름을 보이면서 신흥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강세는 이어졌다.

그러나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이날 급등세를 멈추고 전일보다 7.0원 하락한 달러당 1,192.0원에 개장했다.

다만 글로벌 증시 불안이 이날 아시아 증시에 계속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원/달러 환율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원/엔 재정환율은 오전 9시39분 현재 100엔당 1,005.61원으로 전일 오후 3시 기준가보다 14.62원 올랐다.

원/엔 재정환율이 장중 100엔당 1,000원을 넘은 것은 지난해 10월 17일 이후 처음이다.

원/엔 재정환율은 지난 6월 말 100엔당 900원을 밑돌기도 했지만 글로벌 증시 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 강화로 오름세로 돌아섰다.

서정훈 외환은행 경제연구팀 박사는 "최근 원화, 엔화 동조화 현상이 있었는데 중국발 이슈로 원화와 엔화의 방향성이 상반되는 쪽으로 틀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엔 환율 오름세는 일본과 수출 경합도가 높은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국내 경기 회복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중국발 불안 때문에 그 효과는 상쇄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중국 이슈가 당분간 글로벌 금융 시장의 분위기를 주도할 것으로 보여 단기적으로 원화 대비 엔화 강세는 심화할 것"이라며 "중국 증시 불안이 어떻게 움직일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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