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분리매각으로 시너지 없어지고 목표주가에도 미달

▲ 이광구 우리은행장(사진)은 임기 내 민영화를 완료하겠다는 목표로 각종 주가부양책을 펴고 있지만 좀처럼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일요경제=문유덕 기자] 우리은행 민영화가 또 다시 무산되거나 다음 정권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 민영화를 위해 지난해 정부의 주도로 추진했던 우리금융지주 계열사 분리매각이 뚜껑을 열어본 결과 오히려 우리은행의 민영화를 방해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이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복합영업이 확산되면서 지주회사의 가치가 올라가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일찌감치 분리매각을 하지 않으면 민영화가 힘들다며 우리금융지주 계열사들을 분리매각 해버렸고, 그 결과 복합영업기회가 없어져 이에 따른 시너지효과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결국 타 금융사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민영화를 위한 주가부양은 좀처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오히려 주가부양과는 정반대의 길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분리매각을 추진할 당시, 증권사와 우리은행을 분리해서 매각하면 대형 금융지주사들과의 경쟁 속에서 우리은행이 생존하기 힘들다는 우려가 제기됐던 것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계열사들을 분리 매각할 경우 우리은행에 어떤 파장이 있을 것인지, 분리매각 이전 계열사들이 우리은행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등의 면밀한 분석이 더 필요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서강대 동문으로 낙하산 인사라는 평을 들었던 우리은행 이광구 행장은 임기 내 민영화를 완료하겠다고 했다.

이 행장을 비롯해 우리은행 민영화를 위해 박상용 공적자금관리위원장 등도 주가부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본점 조직원을 일선 영업현장에 배치하고 영업점 창구 통폐합을 계속하겠다고 한다.

더불어 전 직원들에게 테블릿PC를 제공해 ‘찾아가는 영업’을 확대하고 재무구조가 취약해진 기업에 대해 여신을 줄여나가는 등 부실위험이 있는 여신에 대한 관리를 지속적으로 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러나 민영화를 위한 가장 핵심적인 주가부양은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방안들만으로 주가를 부양하는 것은 무리수가 있다는 것이다.

계열사 분리매각에 따라 상실한 경쟁력을 살리는 방안으로 급하게 삼성증권과 함께 복합점포를 개설해서 운영하고 있지만 이도 두고 볼 일이다.

최근 금융업계는 은행을 비롯해 증권, 보험을 함께 영업하는 복합점포가 늘어나고 계좌이동제에 앞서 계열사 간 연계상품이 잇따라 출시하고 있어 우리은행 입장에서는 타 은행과 비교해 불리한 형국이 되었다.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한 꼴이 되어버렸다.

올해 우리은행의 영업실적은 상반기에 5169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대비 24%의 신장률을 보여 그리 나쁘지 않다.

하지만 신한금융지주의 1조2841억원과 KB금융지주의 9446억원, 하나금융지주의 7488억원에 비하면 적수가 되지 못한다.

타 금융지주사들은 계열사들과 힘을 합쳐 시너지를 내고 있는 반면 우리은행은 이마저도 힘든 입장이라 주가를 부양시키기가 녹록치 않아 보인다.

현재 우리은행이 펼치고 있는 노력들이 주가부양책이 아니라 주가를 유지하기에도 급급해 보인다.

주가 부양책을 펴는 이유는 주가가 정상범위를 벗어났다는 반증이다.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통해 이익을 지속적으로 달성해 나갈 때 주가상승은 동반된다.

사서 고생이라는 말이 있다. 어려운 과정이지만 민영화가 결정된 이후 우리은행의 새주인 찾기가 눈물겹다. 민영화의 숙제를 안고 계열사 분리매각의 단추를 잘못 채우더니 시너지효과 없는 주가부양도 힘겹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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