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신흥국 경기 둔화 유의…외화유동성 각별히 관리

▲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에서 동결한 18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국제금융센터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

[일요경제=문유덕 기자] 금융당국은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로 금융시장 불안이 다소 완화되겠지만 시장 변동성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주 차관은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에도 "우리나라는 다른 신흥국과 차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1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하고 미국의 기준금리 유지 결정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한국시간으로 이날 새벽 기준금리를 현재의 0∼0.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주 차관은 "금리 유지는 계속돼 온 금융시장 불안을 다소 완화할 요인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여전히 금리인상 개시 시점의 불확실성이 남아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10월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고 언급하는 등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상존해 관련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FOMC 위원들의 전망치 하락과 인플레이션 기대 전망 하락 등을 고려하면 금리 인상을 시작하더라도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전망했다.

당국은 특히 옐런 의장이 언급한 것처럼 중국과 다른 신흥국 경기 둔화 여부가 금융시장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국은 "한국 경제는 어떤 충격도 충분히 감내할 펀더멘털(기초여건)이 있다"고 강조했다.

주 차관은 "한국의 대외건전성 수준은 높은 편이고 이런 점이 평가돼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최근 한국의 신용등급을 AA-로 상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앞으로 국제 금융시장 흐름에서 한국이 다른 신흥국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중국과 다른 신흥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기와 국제 금융시장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을 지속하기로 했다.

당국은 2008년 금융위기 경험을 감안해 외화유동성을 각별히 관리하고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의 경제구조 변화와 세계경제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체계적인 대응 전략을 빨리 구체화하기로 했다.

주 차관은 "현재 우리 은행은 충분한 외화유동성을 갖고 있다"며 "정부는 가산금리 차환율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금융사가 보수적으로 유동성을 관리하도록 지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가계부채 등 위험 요인에 대한 대처를 지속하고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거시경제금융회의에는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같은 날 한은 본관에서 시중은행장들을 초청해 연 금융협의회에서 "미국이 금리를 동결해도 단기적은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10월 또는 12월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연준이 중국 등 글로벌 경제 상황을 정책 결정에 참고하겠다는 것은 기존 입장에서 큰 변화"라고 분석했다.

한은은 장병화 부총재 주재로 금융통화대책반 회의를 개최하고 나서 "중국 등 글로벌 금융경제 상황 변화에 대한 고려가 미국 금리 동결의 주된 배경이었을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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