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문곡절(不問曲折), 과거는 묻지 마! 주식시장 새로운 변수만 존재

▲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이 “다음 달에 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고 말하면서, 금리 인상 시점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시장 불확실』 언론 온통 호들갑...

미국과 유럽증시가 떨고 있다. 산 넘어 산. 새로운 복병이 나타났다. 나름 예방 접종이 필요한 이유다.

언론들은 온통 호들갑을 떨고 있다. 『금융시장 불확실』, 『세계 경제 불안정』등 주말과 휴일을 달군 핫 키워드였다.

물론 경망(輕妄)까진 아니다. 그렇다고 당장 오한(惡寒)이나 몸살을 걱정할 상황은 아니라는 얘기다.

미국 뉴욕 증시는 18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전일 대비 289.95포인트(1.74%) 내린 1만6384.79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66.72포인트(1.36%) 급락한 4827.23,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도 32.12포인트(1.62%) 떨어진 1958.08로 각각 거래를 마쳤다.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금리동결 직후 옐런 의장의 기자 회견 내용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옐런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10월 금리 인상도 가능할 수 있다”고 했다.

유럽 증시도 세계 경제에 대한 불안감과 미 금리 동결 여파가 작용했다. 결국 내림세로 마쳤다.

영국 FTSE 100 지수는 전일 대비 82.88포인트(1.34%) 내린 6104.11, 독일 DAX 30지수는 313.42포인트 3.1% 하락한 9916.16으로 마감했다. 프랑스 CAC 40지수도 2.6% 밀려났다.

▲ 기준금리 동결, 훈풍을 타고 코스피는 일찌감치 상승세를 탔다. 단숨에 1,99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도 3% 가까이 급등했다. 사진은 코스피 일봉 그래프. (사진=키움증권 영웅문 캡처)


♦미국 기준금리 동결, 국내 증시 호재로 작용!

한편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은 당장 국내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지난주 중반부터 금리 동결 쪽으로 무게가 실리면서 코스피는 일찌감치 상승세를 탔다.

단숨에 1,990선을 회복했다. 1,995.95로 한 주를 마무리했다. 코스닥도 3% 가까이 급등했다.

활기를 되찾은 주식시장의 1등 공신은 역시 외국인들이었다. 기록적인 순매도 행진을 끝내자마자 사흘간 5,100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는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감 완화와 한국 국가 신용 등급이 상향 조정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로 인해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는 것. 다른 아시아 증시도 한숨을 돌렸다.

▲ 7월 중국 증시 폭락이후 외국인은 아시아 8개 신흥국에서 130억 달러를 회수했다. (사진=YTN방송 화면 캡처)

지난 7월 중국 증시가 폭락했다. 이때 외국인은 아시아 8개 신흥국에서 130억 달러, 우리 돈으로 15조 원이 넘는 돈을 빼냈다.

만일 미국이 금리를 올렸다면 추가적인 자금 이탈이 불가피했다. 긴축 발작(taper tantrum)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 일부 신흥국의 경우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이번 기준금리 동결로 우리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니다. 산을 넘으니 이번엔 강을 건너야하는 형국이다.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이 밝힌 대로 금리 인상 시점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의 경제 상황은 불확실성을 키우는 최대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연준이 신흥국의 불안을 거론하며 금리를 동결한 사실 자체가 이런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금리 동결 이유가 미국 내부의 경제 상황이 아니라는 것도 이례적이다.


♦불문곡절(不問曲折). 주식시장에서 과거는 무의미! 새로운 변수만이 존재

주가는 살아 움직인다.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한다. 연준이 금리동결을 한 것은 악재가 일단락 해소됐다는 뜻. 일반의 상식대로라면 다우지수 등 뉴욕증시가 올랐어야 했다.

하지만 미국•유럽의 주식시장은 정반대였다. 오히려 하락했다. 정말 이상하다. 무슨 이유일까?

금리 동결 이후 미국과 유럽의 지수가 하락한 것에 대해 많은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필자에게 문의 메일이 넘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하 개미)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 증시는 과거의 변수에 연연하지 않는다. 앞으로의 새로운 변수만이 존재할 뿐이다. 9월 금리 인상은 지난 18일 새벽으로 더는 증시의 변수가 아니다. (사진=YTN방송 화면 캡처)

이 대목, 증시의 냉혹한 속성을 되짚을 필요가 있겠다.
불문곡절(不問曲折). 어찌 된 사정인지를 묻지 아니한다는 뜻이다. 과거를 묻지 말라는 것. 이는 주식시장의 생리를 정확히 대변하는 고사성어(故事成語)기도 하다.

주식시장에서 호재건 악재건 과거는 의미가 없다. 그래서 산 넘어 또 산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산을 넘어야 산이건, 강물이건 아니면 희망했던 평야건 나온다는 사실이다.

증시는 과거의 변수에 연연하지 않는다. 앞으로의 새로운 변수만이 존재할 뿐이다. 9월 금리 인상은 지난 18일 새벽으로 더는 증시의 변수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금리 인상 여부와 그 시기다.


♦연준 주말부터 포문!

연준이 지난 주말부터 포문을 열었다.
옐런 의장의 '복심'으로 통하는 존 윌리엄스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 준비은행 총재. 그는 19일(미국시각) “올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윌리엄스 총재는 한 심포지엄에서 “금리 인상을 위해 너무 오랫동안 기다리게 되면 가파르고 갑작스럽게 금리를 올려야 할 압력이 생길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옐런 의장의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재임 시절인 2009~2011년 리서치 디렉터를 맡은 바 있다. 연준 내부의 대세를 잘 파악하는 인물이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같은 날 한 연설을 했다. 그 자리에서 “미국 경제가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할 정도로 충분히 회복됐다”고 밝혔다.


♦이번 주(9월21일~25일)연은 주요 발표 및 연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21일, 23일 연설에 나선다. 이어 옐런 의장은 24일, 연설이 잡혀있다.

또한,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와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도 25일, 연설한다.

이번 주 연설하는 연준 위원들은 대체로 ‘매파’로 분류되는 공통점이 있다. '매파'는 인플레이션 억제에 가치를 두고 금리 인상으로 물가 안정을 도모하는 부류를 일컫는다.

22일은 ICSC-골드만삭스 연쇄점판매지수, 존슨 레드북 소매판매지수, 7월 연방주택금융청(FHFA) 주택가격지수, 9월 리치먼드 연은 제조업지수, 미국 석유협회(API) 주간 석유보고서가 나온다.

주목해야 할 경제지표로 오는 24~25일에 고용과 내구재수주, 2분기 GDP 수정치, 소비자태도지수 등이 발표된다.

한편 이번 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규모 기업 사절단을 이끌고 미국을 국빈 방문한다. 시 주석의 방미를 수행하는 중국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과 리옌훙(李彦宏) 바이두(百度) 회장 등 IT 업계 거물들이다.

▲ 무덤을 파듯 바닥으로 폭락했던 당시와 최근 불안감이 표출된 다우지수 일봉 그래프. (사진=키움증권 영웅문 캡처)


♦다우지수 1차 지지라인 16,151까지는 여유...

아무튼 미리 떨 필요는 없겠다. 미국 다우지수의 경우 1차 지지라인, 16,151까지는 여유가 있다. 또 2차 지지선인 15,761까지 빠지려면 아직 멀었기 때문이다. 그래프 상으로는 그렇다.

불문곡절(不問曲折)이다. 산 넘어 또 산이 나오지만, 그 산을 넘어야 희망했던 평야가 나올 확률도 생긴다.

칼럼니스트 박철성<언론인•다우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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