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유지·납품단가 인상 도와주고 고문료 명목 챙겨

▲ '농협중앙회장 최측근' 손동우 전 안강농협 이사 (사진=TV조선 캡처)

[일요경제=문유덕 기자] 농협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임관혁 부장검사)는 농협 협력업체에서 거액의 금품을 챙긴 혐의로 경주 안강농협 전 이사 손모(63)씨를 구속기소했다고 5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손씨는 2009년 1월부터 2011년 6월까지 "농협과 거래관계를 유지하고 납품단가를 더 받을 수 있게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물류업체 A사에서 2억1천311만원을 챙긴 혐의(변호사법 위반)를 받고 있다.

손씨는 A사 계열사의 고문으로 이름을 올려놓고 매달 700만원 안팎의 급여를 받고 수십만원씩 법인카드를 쓴 것으로 조사됐다.

A사는 2009년 농협 하나로마트 기흥물류센터가 평택물류센터로 이전하면서 물류대행 거래를 끊으려 하자 최원병(69) 농협중앙회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손씨에게 줄을 댔다.

A사는 물류센터가 옮긴 이후에도 하나로마트와 거래를 이어가는 데 성공했지만 계속 적자가 나자 손씨에게 "물류비가 개선되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손씨는 A사 회장에게 하나로마트 고위 관계자를 소개해줬다. A사가 농협에서 받는 물류비 단가는 2010년 1월 13% 인상됐다.

손씨는 최 회장과 경주 안강초등·중학교 동문으로 최 회장이 경북도의회 의장으로 재직한 2002∼2004년 운전기사로 일했다. 최 회장의 부인 손모씨와 식당을 동업하는 등 가족과도 가깝다.

최 회장은 올해 3월 손씨가 안강농협 조합장 선거에서 떨어지자 당선자 직무를 정지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1986년부터 22년 동안 안강농협 조합장을 지냈다.

검찰은 손씨가 이권에 개입한 농협 협력업체가 더 있다고 보고 지난달 23일 인쇄업체 S사 등 4곳을 압수수색했다.

농협에서 650억원의 사기 대출을 받은 신상수(58) 리솜리조트 회장을 구속기소하고 NH개발 협력업체의 뒷돈을 받은 농협중앙회 직원 성모(52)씨를 구속하는 등 전방위 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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