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IT 영향 부정적 의류·섬유는 긍정…재참여 여부 시기 결정해야

▲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과 일본이 주도한 세계 최대의 무역조약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타결됐다.

[일요경제=신관식 기자] 미국과 일본이 주도한 세계 최대의 무역조약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타결됐다. 이번 TPP 체결국에 한국은 빠져있다. 늦게나마 재참여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지만 실기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과 일본 등 12개국 무역·통상 장관들은 미국 조지아 주(州) 애틀랜타의 리츠칼튼 호텔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협상 타결을 발표했다. 

하지만 대부분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TPP 타결에 따른 국내 증시 영향이 당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이 TPP 타결의 증시 영향을 이처럼 제한적으로 보는 이유에는 앞으로 비준 등 절차가 남아있는데다가 한미FTA 등이 어느 정도 완충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번 TPP 체결의 영향은 국내 업종별, 기업별로 엇갈리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본과 경쟁하는 자동차와 IT 등 부문은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의류나 섬유는 TPP 체결국 현지 생산을 통해 오히려 덕을 볼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실제 일본과 한국의 수출 경합도가 높은 자동차는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한국의 대미 수출차 관세율이 현재 2.5%에서 내년에 0%로 내려갈 예정이다.

또 TPP 참여국 중 섬유·의류 수출국인 베트남은 현 대미 수출 관세가 12%에 달하고 베트남 현지에 생산 거점을 확보한 업체들의 중장기 영향은 긍정적인 것으로 관측된다.

세계 최대 '메가 FTA'라 불리는 이번 TPP 협상은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앞으로 후속 실무협상을 거쳐 2∼3개월 안에 최종적인 협정문안을 작성한 뒤 자국 내 비준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번 협상의 비준과정에서 각국의 극심한 진통이 예상되고 과정도 복잡하기 때문에 협정이 2017년 또는 그 이후에나 본격 발효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 "동참하는 방향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TPP 협상이 타결된 이상 우리 정부도 가입 시점을 놓친 것 아니냐는 실기 논란이 제기되는 가운데 TPP 참여 여부를 확실하게 결정해야 할 일이 남았다.

한국은 애초 TPP에 소극적 입장을 보이다가 2013년 11월에 관심을 표명하면서 사실상 참여 쪽으로 가닥을 잡고 현재 예비 양자협의를 벌인 상태다.

TPP 참여는 '관심 표명' 이후 기존 참여국과의 예비 양자 협의→공식 참여 선언→기존 참여국의 승인→공식 협상 참여 순으로 진행된다.

한국의 TPP 가입은 불가피한 흐름이라는 분석이 많다. 우리나라가 그동안 수출 대국을 지향하며 적극적으로 FTA를 체결하면서 경제의 외연을 넓혀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예외가 될 수는 없어 보인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일 TPP가 타결된 데 대해 "어떤 형태로든 우리가 메가 자유무역협정(FTA)에 참여하는 방향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공청회 등 통상 절차를 거쳐 TPP 참여 여부와 시점을 결정토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가 초기 TPP 협상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2008년 미국이 TPP 참여를 선언할 때는 우리나라가 미국과 FTA가 타결된 데다, 중국과의 FTA 협상이 진행되던 상황이어서 여기에 집중하다는 게 낫다는 판단을 당시 이명박정부가 했다"고 말했다.

사실 한국은 12개 회원국 가운데 일본과 멕시코를 제외한 10개국과 이미 양자간 FTA를 체결한 상태라 다른 나라만큼 당장 추가로 얻어낼 수 있는 이익이 크지는 않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