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SK·신세계·두산 등 프리젠테이션 결과까지 '운명의 시간'

▲ 왼쪽 맨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서울 광장동 sk네트웍스 워커힐 면세점, 소공동 롯데면세점 , 롯데 월드타워점, 부산 신세계 면세점.

[일요경제=신관식 기자] 유통업계에서 면세점은 '황금알'을 낳는 사업이다. 올해 안으로 특허가 만료되는 면세점은 서울 3곳, 부산 1곳으로 이들의 면세점 특허를 연장할 것인가 신규 사업자에게 내줄 것인가 하는 시내면세점 운영사업자 심사가 오늘 시작돼 내일 발표되는 결과에 업계의 신경이 곤두서고 있다.

연내 특허가 만료되는 서울 면세점은 SK네트웍스의 워커힐(11월16일), 롯데면세점의 소공점(12월22일)과 월드타워점(12월31일), 신세계 부산면세점(12월15일)이다.

로비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비공개 명단으로 꾸려진 15명의 특허 심사위원들이 오늘부터 충남 천안 관세국경관리연수원에 1박2일간의 합숙 심사에 들어갔다.

서울지역은 SK와 롯데가 이미 기존 사업구역에서 자리를 지키기 위해 특허를 재신청했고, 신세계디에프와 두산이 신규로 뛰어들면서 4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서울지역 세 곳의 운영사업자 낙점을 위해 그룹 수장들의 경쟁도 일찌감치 시작됐고 '막판 스퍼트'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일 청년희망펀드에 사재 60억원을 기부했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사재 100억원과 그룹 차원에서 100억원을 출연해 동대문 상권 활성화를 위한 동대문 미래창조재단을 만들기도 했다. 이어 지난 5일에는 청년희망펀드에 30억원을 내놨다.

신세계그룹의 이명희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도 청년희망펀드에 사재 60억원을 기부한다는 뜻을 밝혔다.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은 11일 30개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 대표들을 직접 만나 상생 의지를 과시했다.

▲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면세점 특허 운영사업자 선정 결과는 14일 발표된다.

지난 9월 25일 특허신청 접수 마지막날까지는 기존 면세점으로 운영능력이 검증된 롯데(소공점, 월드타워점), SK네트웍스(워커힐점) 등이 다소 유리한 것 처럼 보였지만, 경영권 분쟁과 같은 기업별 리스크와 면세점 문호 개방이라는 특허 심사 취지가 맞물리며서 결과 예측은 '오리무중'에 가까워졌다.

조심스럽게 교체 가능성이 점쳐지는 곳은 SK의 워커힐 면세점과 롯데 월드타워점이다.

SK 워커힐점은 저조한 매출 실적, 롯데 월드타워점은 독과점 논란과 롯데 경영권 분쟁이 교체 거론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이들의 경쟁 구도를 살펴보면, SK는 워커힐점 수성(守城)과 더불어 롯데의 월드타워점 공성(共城)을 선언했다.

롯데는 소공점·월드타워점 모두 수성하려는 입장이고, 신세계는 부산점 수성과 서울 3곳에 모두 출사표를 냈다.

'다크호스'로 떠오른 두산은 유통업 경험은 전무하지만, 두산타워에 면세점을 둔 '동대문 르네상스'를 선언하며 서울 3곳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부산지역은 12월15일 특허가 만료되는 신세계 부산점에 현 사업자인 신세계조선호텔과 패션그룹 형지가 신청해 경쟁을 벌인다.

현재 면세점 서울 소재지를 보면, 광장동(SK 워커힐점)·명동(롯데 소공점)·잠실(롯데 월드타워점)·삼성동(롯데 코엑스점)·장충동(신라면세점)·종로(동화면세점), 용산(신규 HDC신라면세점)·여의도(한화갤러리아면세점) 등이 있다.

오늘부터 1박2일간의 특허심사는 첫 날 각 업체가 제출한 자료와 관세청의 실사 서류를 바탕으로 서면 심사가 진행되고, 다음날인 14일 오후 3시까지 업체들이 차례로 프레젠테이션(PT)을 펼치며 그 결과로 결정되게 된다.

선정 결과는 내일 오후 7∼8시쯤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해 수조원의 매출액을 놓고 보면 이 중 내일 새로 결정되는 서울지역 3곳에 따라 기업들은 울고 웃게 된다. 그동안 서울시내 면세점을 놓고 불꽃튀게 경쟁을 벌인 롯데·SK·신세계·두산 등이 '운명의 시간'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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