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KB국민·KEB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아파트 집단대출이 최근 석 달간 4조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들 5대 은행의 아파트 집단대출 잔액은 지난 7월 말 873618억원에서 10월 말 917665억원으로 4447억원이 불어났다.

올해 10월 말 기준으로 이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322346억원)에서 아파트 집단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8.5%(917665억원)에 이른다.

이는 전세자금대출(주택도시기금 전세대출 제외) 잔액(189416억원)의 다섯 배에 달하는 규모다.

집단대출은 신규 아파트를 분양할 때 시공사 보증으로 계약자에게 개별심사 없이 중도금과 잔금을 분양가의 6070% 수준까지 빌려주는 돈이다.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적용받지 않고 시공사가 은행과 협상하기 때문에 대출금리가 상대적으로 싸다.

최근 주택경기 호조로 신규 아파트 분양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집단대출도 급증 현상을 보이고 있다.

집단대출 잔액은 작년 1088445억에서 올 7873618억원으로 1조원가량 줄었다가 최근 분양이 활발해지면서 다시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아파트 일반 공급물량은 925449가구에서 10월에는 41422가구로 62.8%나 늘었다.

공급 물량과 더불어 미분양 물량도 덩달아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전국의 아파트 미분양은 32524가구로 8월에 비해 2.6% 증가했다.

이는 9월 들어 공급물량이 늘어난 가운데 투기 목적으로 청약을 신청했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포기하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파트 집단대출이 부실 대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은행들은 이런 점을 고려해 최근 들어 집단대출 심사를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투기목적으로 집단대출을 받는 사람들이 상당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분양시장에 위험 요인이 있다고 판단해 집단대출 심사를 꼼꼼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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