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비리에 실제로 직·간접 개입 정황 일부 드러나기도

▲ 협력업체로부터 자녀 결혼식 축의금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받는 등 3차례 총 1억여원의 금품수수 혐의로 소환된 민영진 KT&G 사장.

[일요경제=신관식 기자] 금품수수 등의 의혹을 받는 민영진(57) 전 KT&G 사장이 7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다.

이날 오전 9시45분께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한 민 전 사장은 혐의를 인정하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네(인정하지 않는다)"라고 짧게 답했다.

KT&G 직원들에게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힘써주길 바란다"고 당부한 뒤 조사실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김석우 부장검사)는 민 전 사장과 KT&G 협력업체의 금품거래 의혹을 추궁하고 있다.

민 전 사장은 자녀 결혼식 축의금 명목으로 KT&G 협력사에서 수천만 원을 받는 등 3차례 총 1억여원을 수수한 정황이 포착된 상태다.

가격이 4천만원을 넘는 스위스 명품 시계를 민 전 사장에게 건넸다는 협력사 관계자의 진술도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 전 사장은 금품거래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축의금은 액수가 커 곧바로 돌려줬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검찰은 협력업체의 납품 편의 대가로 민 전 사장에게 금품이 건네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민 전 사장은 충북 청주시 연초제조창 부지 매각과 소망화장품 인수·운영 과정에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실제로 그가 KT&G 비리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정황은 일부 드러나 있다.

검찰에 따르면 민 전 사장은 2013년 부동산개발 사업비리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을 당시 정·관계 로비스트로 알려진 남모(58·구속기소)씨에게 수사 무마를 청탁했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하자 막아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민 전 사장은 그 대가로 남씨의 지인이 운영하는 건설업체에 117억원대 KT&G 내장산 연수원 신축공사를 몰아준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이 같은 발주로 회사가 손해를 떠안았다면 배임 혐의에 해당할 수 있다.

검찰은 민 전 사장을 상대로 협력사 금품거래 의혹과 비자금 조성 의혹, 연수원 신축공사 발주 관련 의혹 등을 강도 높게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조사를 마무리한 뒤 민 전 사장의 추가 소환 및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 신병 처리 방향을 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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