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 '기프트카드' 재검토

 
[일요경제=문유덕 기자] 고객이 쓰지 않고 남긴 낙전수입으로 짭짤하게 이익을 챙겨오던 신한카드는 기프트카드 발급 중단까지 포함해 사업 방향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29일 "기프트카드 사업을 어떻게 바꿀지 실무단계에서 재검토를 시작했다"며 "아예 발급을 중단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실무단계에서 막 검토가 시작됐을 뿐, 구체적인 방향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시장점유율 1위사인 신한카드가 발급 중단 결정을 내린다면 다른 카드사들도 유사한 조치를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 동안 신용카드사들이 기프트카드사업으로 매년 70억원 상당의 부당 이익을 챙겨왔다.

작년 9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신환 새누리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8개 신용카드사가 연간 70억원 상당의 기프트카드 낙전수입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별 기프트카드 미사용 금액은 삼성카드가 11억 6200만원(올 6월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우리카드(5억 8600만원), 롯데카드(5억 3600만원), 신한카드(5억 1900만원) 순이었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복제나 금융사기 등을 빌미로 그 동안 짭짭한 재미를 봐오던 기프트카드 사업을 접을 가능성을 비추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기프트카드는 카드번호와 유효기간, 카드보안코드(CVC) 번호만 알아내면 온라인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고, 모든 카드가 IC카드가 아닌 마그네틱카드여서 복제 위험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무기명카드라는 특성상 보안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며 "굳이 사업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고 전했다.

그러나 반대편에서는 선물용 등으로 기프트카드를 찾는 고객들도 여전히 있어, 실제로 업체들이 발급 중단을 하기는 쉽지 않으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기프트카드를 사용하는 소비자는 나머지 금액을 사용하던지 아니면 환불을 신청하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기프트카드는 전체 한도의 80% 이상 쓰면 남은 금액을 환불받을 수 있다”며 “쓰는 방식은 충전 금액 범위 안에서 일반 신용카드와 비슷하며 잔액 조회는 해당 카드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환불 가능 기간은 카드사별로 조금의 차이는 있으나 유효기간 5년이 지나도 남은 금액 1원 단위까지도 전액 돌려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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