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벼락 맞은 협력업체 … '도산' 불가피

미래창조과학부가  '6개월간 황금시간대(오전·오후 8∼11시) 영업정지' 처분을 확정해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는 롯데홈쇼핑

미래창조과학부가 27일 롯데홈쇼핑에 대해 '6개월간 황금시간대(오전·오후 8∼11시) 영업정지' 처분을 확정하자 롯데홈쇼핑과 협력업체는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이날 공식 입장 자료를 내고 "2014년 검찰 수사로 밝혀진 임직원 비리로 촉발된 문제를 2년이 지난 현재까지 제대로 해소하지 못해 업무정지 처분으로 파장을 일으킨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조치로 롯데홈쇼핑은 물론 협력사들에 엄청난 피해가 예상된다"며 "중소 협력사들, 소비자들이 입는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관계를 소명하고 막대한 협력사 피해를 고려해 선처를 호소했음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아 당혹스런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재승인 유효기간 2년 단축이라는 불이익을 이미 받았음에도 미래부가 또다시 영업정지라는 가혹한 이중처벌을 가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덧붙였다.

영업정지는 납품업체 보호를 위해 4개월간 유예기간을 두고 9월 28일부터 업무가 정지된다.

미래부는 "방송사업자가 부정한 방법으로 재승인 시 업무 정지를 내릴 수 있도록 규정한 방송법 제18조에 의거해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롯데홈쇼핑은 이른 시일 내에 협력사와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대응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며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홈쇼핑은 6개월간 황금시간대 방송 송출이 중지될 경우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6천222억원 줄어든 6천616억원, 영업적자는 685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롯데홈쇼핑의 경우 매출의 절반이 황금시간대에 발생한다. 특히 황금시간대에 편성되는 협력체 가운데 중소기업 비중이 65%에 달한다.

롯데홈쇼핑의 협력업체 850여개 가운데 560개가 중소기업으로, 이 중 173개는 롯데홈쇼핑에만 입점한 중소 협력업체다.

불똥이 튄 죄 없는 중소 협력업체들은 "영업정지가 현실화하면 도산할 수밖에 없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황금시간대 방송이 중지되면 채널 자체가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게 돼 다른 시간대로 이동하더라도 타격이 불가피한 데다, 이미 다른 협력사와의 관계가 공고한 다른 홈쇼핑 채널로 이동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롯데홈쇼핑에 침대 매트리스·프레임을 납품하는 세양침대의 진정호 대표는 "롯데홈쇼핑 매출이 80%를 차지하고 있고 거래하는 홈쇼핑도 롯데뿐"이라며 "영업정지가 현실화하면 저희 회사는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한다는 구두 납품업체 유리미디어 유연수 대표도 "롯데홈쇼핑이 5천억원의 피해를 본다고 하면, 그중 3천억원 이상은 중소기업 협력업체가 고스란히 떠안는 피해"라며 "롯데홈쇼핑이 아닌 협력업체를 벌주고 망하게 하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처분으로 홈쇼핑 업계에 지각변동이 있을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현재 업계 순위는 GS홈쇼핑,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CJ오쇼핑이 1∼4위이지만, 이번 처분으로 롯데홈쇼핑이 타격을 받으면 다른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누리며 순위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롯데홈쇼핑 협력업체가 다른 홈쇼핑 채널 등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홈쇼핑에 납품한 업체라면 경쟁력을 인정받은 것이므로 다른 채널을 찾는 것이 어렵진 않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보면 분명 곤란한 상황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업체와 다른 홈쇼핑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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