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면세점 성적표 HDC신라-한화-신세계-SM 순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중 HDC신라가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했으며 반대로 두산면세점이 가장 초라한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이 지난해 연말부터 최근까지 순차적으로 개장한 가운데 매출 실적이 집계되고 있다. HDC신라가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했으며 반대로 두산면세점이 가장 초라한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하루 평균 매출을 기준으로 할 때 가장 먼저 문을 연 용산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의 매출이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가장 최근에 개장한 명동 신세계면세점의 추격 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각 신규 면세점이 밝힌 실적에 따르면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지난 4월 이후 일평균 매출이 11억원으로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의 합작법인 HDC신라가 운영하는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지난해 12월 24일 임시 개장하고서 지난 3월 25일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HDC신라 관계자는 "임시 개장 초반에는 매출이 하루 평균 2억원 수준이었는데 정식 개점 이후 급속히 늘었다"고 말했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서울 신규 면세점 중 처음으로 루이뷔통 그룹 소속 명품 브랜드를 유치한 상황이어서 앞으로의 매출 전망도 긍정적이다. 루이뷔통·디올·펜디·불가리 등 20여개 브랜드는 올해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입점한다.

한화갤러리아가 이끄는 여의도 갤러리아면세점63의 4월 이후 일평균 매출은 6∼7억원 수준이다.

63빌딩의 관광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데다 관광버스 하차플랫폼에서 면세점으로 바로 연결되는 등 단체관광객의 이동 편의성이 높아 여행사로부터 특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화갤러리아는 설명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매출이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며 "오는 7월 오픈 예정인 아쿠아리움을 비롯한 63빌딩 시설과 노량진수산시장, 한강공원 등 여의도 관광 인프라를 활용해 차별화된 관광상품으로 관광객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8일 문을 연 명동 신세계면세점의 경우 개장한 지 보름도 되지 않았지만, 일평균 5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HDC신라·갤러리아면세점이 개장 초기 1∼2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초반 실적이 좋은 셈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관광 중심지인 명동에 자리 잡고 있어 단체관광객뿐 아니라 개별 자유 여행객이 많이 찾아오고 있고, 내국인도 많이 방문한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현재 구찌, 생로랑, 보테가베네타, 몽클레르 등의 명품 브랜드를 유치했지만, 샤넬·에르메스·루이뷔통 등 '빅 3' 명품 브랜드는 유치하지 못한 상태다.

신세계가 유리한 입지에 더해 '빅 3' 브랜드 유치까지 성공하면 신규 면세점 중 선두권을 차지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 2월 15일 임시 개장한 SM면세점은 지난달 29일 정식으로 문을 연 이후 하루 평균 4억5천만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인사동에 자리 잡은 SM면세점은 현재 500개 브랜드, 6만여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동대문 두타면세점은 실적을 밝히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두타면세점이 현재 일평균 1억원 미만의 가장 저조한 실적을 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두산면세점은 신규 면세점 중 가장 늦게 개장한 탓도 있지만 안전과 보안관련 규정을 무시한채 개장을 밀어붙혔다 여론의 호된 비난을 받았는데 그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면세점을 개장하기 위해서는 신고사항 중 액체류, 에어로졸, 겔류 등의 기내 반입을 금지하는 이른바 '랙스(LAGS)제한규정'에 따라 사전에 '항공기 반입 금지 액체류에 관한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두산면세점은 관련 규정을 무시한 채 개장을 밀어붙여 약 1주일간 두산면세점에서 팔린 술, 화장품 등 액체류 상품들이 불법적인 상태에서 출국객들을 통해서 비행기에 실려 나간 것이다.

국민들의 생명과 직결되는 안전과 보안을 무시한 돈벌이에 눈이 먼 처사라는 비난이 쏱아졌는데 그 여파가 매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브랜드 유치, 입지적 장점 등의 변수에 따라 성적표가 결정될 것"이라며 "내년 말까지 안정화 기간을 지나면 지속 가능한 업체와 도태되는 업체가 가려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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