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재정환율(달러화 대비 가치로 비교한 환율)이 6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엔저’(円低·엔화가치 약세)가 가속하면서 4일 오후 4시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48.29원으로 마감됐다.


원·엔 환율이 940원대를 기록한 것은 2008년 8월 이후 6년2개월 만에 처음이다.


원·엔 환율은 이날 오전 6시55분 100엔당 940.05원까지 하락, 930원대를 위협하기도 했다.


원·엔 환율의 하락 속도는 지난달 31일 일본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확대 조치 이후 엔화가 약세를,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가팔라졌다.


엔·달러 환율이 주요 저지선으로 여겨지던 달러당 110엔을 상향 돌파하자 곧 115엔까지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엔화 가치가 곤두박질 쳤다.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13.64엔으로 장 마감됐다.


원·엔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악화를 우려하는 외환당국은 이날 서울 외환시장 개장과 함께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 조정)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엔화 가치 하락에 보조를 맞춰 원화 가치도 끌어내리면서 원·엔 환율 하락 속도를 조정하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개장 직후 큰 폭으로 상승, 장 초반에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10원 가까이 오른 달러당 1082.0원까지 치솟았다. 오후 들어 일부 상승폭을 반납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9원 오른 1076.5원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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