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전 엔진쪽 연기 정비했는데 착륙 후 또?…비행 '안전 불감' 언제까지?


지난달 24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이륙 직전 엔진 쪽에서 연기가 발생해 출발을 못하게 되자 회사 측은 "다음날 대체 비행기가 출발할 것"이라고 알렸지만 다음날 기존의 같은 항공기에 승객들을 탑승시킨 사실이 드러나 승객들의 공분을 불렀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륙 전 엔진 주변부에서 스파크가 튀어 정비를 받고 다시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착륙 후 같은 현상이 나타나 운항을 중단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오전 11시 30분께(현지시간)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공항에서 이륙을 준비 중이던 아시아나항공 OZ2217편(A380) 항공기의 엔진과 날개 연결 부위에서 스파크가 발생했다.

이 비행기는 2시간여 뒤 승객 400여명을 태우고 인천국제공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스파크가 튀며 연기가 발생하자 소방차가 출동해 소화 작업을 벌였고, 항공사 측은 제작사인 에어버스의 기술 자문을 통해 정비에 들어갔다.

승객들에게는 당초 기체 결함으로 인해 출발이 이날 오후로 늦춰진다고 공지했다가 나중에는 다음날 오후로 하루 지연된다고 통보했다.

항공사 측은 정비를 통해 결함이 해소됐다고 판단하고 에어버스 측에서도 안전운항에 문제가 없다는 확답을 받자 25일 오후 6시 50분께 같은 항공기에 승객들을 태웠다.

이 과정에서 일부 승객들이 "대체 항공기를 투입하겠다고 해놓고 결함이 생긴 같은 항공기를 태웠다"며 강하게 항의해 공항 경찰까지 출동했다.
 

아시아나항공 A380


해당 항공기는 결국 당초 일정보다 29시간가량 지연된 26일 오후 10시 20분께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그런데 승객들을 하기시키고 엔진을 끄는 과정에서 이륙 전 결함이 생긴 동일한 엔진 주변부에서 또다시 스파크가 튀어 공항 소방대가 소화 작업을 벌였다.

현재 해당 항공기는 운항을 중단한 상태이며 문제의 부품 전체를 교체하는 정비 작업이 진행 중이다. 떼어낸 결함 부품에 대한 정밀 조사도 이뤄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비행 종료 후 엔진을 끄면서 남은 연료를 배출시키는 부품의 결함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예방 차원에서 보유하고 있는 전 기종을 대상으로 해당 부위와 부품에 대한 일제 점검을 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또 "출발 전 승객들에게는 대체편 투입 가능성뿐 아니라 해당 항공기가 정비 후 출발할 수 있다고 알렸다"면서 "대체편을 투입하려면 운항 일정을 조정하느라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 있어 승객 불편을 줄이고자 정비 후 출발하기로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회사 측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정비가 완료됐고 에어버스 측의 운항에 이상 없음을 자문받았기 때문에 같은 비행기에 승객을 탑승시켰다는 것이다. 또 반드시 대체 비행기에 띄우겠다고 한 것은 아니었는데 일부 승객들이 잘못 알아들었다는 것이다.

물론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아 다행스런 일이었지만 만분의 일이라도 있을뻔 했던 큰 사고에 대처하는 아시아나항공의 태도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안일한 안전관리와 책임 떠넘기기 급급한 모습에 화가 나는 것은 탑승객 만이 아닌 듯 싶다.

비행기의 결함이 연속해서 일어났고 정비 후 안전 자문까지 받았지만 결과는 400여명의 목숨이 보장 안된 비행이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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