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라면업계 1·2위, 최근 3위로 밀려 시장점유율도 곤두박질


국내 최초의 라면회사인 삼양식품의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 한때 농심과 업계 1,2위를 다투던 삼양라면이 소비자들의 입맛을 따라가지 못해 시장점유율마저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

1985년 41%였던 삼양의 시장 점유율은 2011년 12.8%로 크게 작아졌고, 지난해 11.4%, 올해 1분기 10.3%까지 지속 하락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1980년대 중반만 해도 농심과 업계 1,2위를 다퉜던 삼양식품은 2013년 오뚜기에도 밀려 업계 3위로 내려앉은 뒤에도 시장점유율이 계속 하락하면서 2위와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라면시장 점유율은 농심이 61.6%로 1위였고, 오뚜기가 18.3%로 뒤를 이었다.

창업주인 전중윤 명예회장이 타계하면서 2010년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은 전인장(53) 회장은 본업인 라면보다는 외식업 등 다른 사업에 관심을 기울였으나 성과는 신통치 않았다.

전 회장 취임 후 첫 작품으로 2010년 면요리 전문점 '호면당'을 선보이며 레스토랑 사업에 뛰어들었던 삼양은 2014년에는 '크라제버거'를 인수했다. 같은 해 라면요리 전문점 '라멘 에스'(LAMEN:S)도 오픈했지만 판매 부진으로 성과가 좋지 않았다.

삼양은 정작 회사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라면 시장에서는 경쟁사인 농심과 오뚜기가 신라면, 짜왕, 진짬뽕 등의 히트작을 출시하는 동안 이에 필적할 만한 제품을 내놓지 못하며 경쟁에서 밀리고 말았다.

업계 전문가들은 농심이나 오뚜기가 신제품 개발에 역량을 쏟아부어 잇따라 히트작을 내놓는 동안 삼양은 과거 삼양라면의 영화에 기대는 듯한 마케팅에 안주해 경쟁에서 밀렸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1970년대 초반만 해도 삼양식품의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은 90%에 달했다"며 "'우지 파동'이란 불운도 있었지만 오너 2세가 본업보다는 신사업에 주력하다보니 본업에서의 핵심 경쟁력마저 약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삼양식품은 전 회장을 비롯한 총수일가에게 20년간 ‘통행세’ 방식으로 4백억원 이상을 갖다바쳤다. 

공정위가 소멸시효 때문에 5년간 부당 지원한 70억원에 대해서만 2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지만 삼양식품은 식품업계의 '모럴헤저드' 논란 중심에 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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