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선전으로 영업이익 전년보다 소폭 상승, 희비 엇갈려


기아자동차가 2분기 영업이익 7709억원을 달성하며 3년만에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실현했다. 기아차가 영업이익 20.8%를 늘려 최대실적을 기록한 반면 현대차는 7%가 감소해 체면을 구겼다.

전일 실적을 발표한 현대차는 상반기 기준으로 매출액 47조273억원, 영업이익 3조1042억원, 당기순이익 3조5321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기아차는 2분기 영업이익이 2014년 2분기(7697억원) 이후 처음으로 7000억원을 넘어선 7709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발표했다. 매출은 14조450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7조994억원, 1조4045억원이다. 

이같은 상반기 실적에 따라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희비가 갈리고 있다.

현대차가 신흥시장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기아차는 주력인 레저용 차량(RV) 판매 확대로 실적이 큰 폭 개선돼 "형보다 나은 아우"라는 말이 어울리는 상황이다.

현대차의 매출은 전년 대비 7.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7.0%, 6.4%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6.6%로 전년 대비 1.0%포인트 하락했다.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이 나빠진 것이다.

현대차는 개별소비세 인하와 신차 출시 등에 힘입어 상반기 국내에서 전년 대비 4.9% 증가한 35만6대를 판매했다.

그러나 해외 판매는 전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와 브라질과 러시아 등 신흥시장 부진으로 1.8% 감소한 204만3235대를 나타냈다.

이로 인한 국내외 전체 판매는 전년 대비 0.9% 감소한 239만3241대다.

또 수출 감소와 신흥시장 경기 침체로 공장 가동률이 하락하면서 매출원가가 80.3%로 전년 대비 0.8%포인트 높아졌다.

신차와 제네시스 브랜드 관련 마케팅 비용 증가로 판매관리비도 전년 대비 9.3% 늘었다.

반면 기아차는 국내외 판매가 줄었는데도 단가가 높은 SUV 판매 비중 확대와 신차 출시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기아차가 27일 공시한 내용을 보면 전년 대비 매출이 14.7%, 영업이익 20.8%, 당기순이익은 7.3% 증가한 것이다. 영업이익률은 5.2%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개선됐다.

이로써 현대기아차 합산 실적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74조1267억원, 4조50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01%, 0.16% 증가했다. 

기아차는 신흥시장 수출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국내공장 판매가 전년 대비 8.8% 감소한 78만8561대를 기록했다.

해외공장은 유럽과 미국 등 선진시장 판매가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 판매 감소를 상쇄하며 전년 대비 0.6% 증가한 66만8029대를 판매했다. 이로 인한 글로벌 판매는 145만6590대로 전년 대비 4.7% 줄었다.

실적 개선의 주요 원인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RV 판매 비중이 작년 상반기 34.1%에서 올해 상반기 38.4%로 4.3%포인트 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당 평균 판매가(ASP)도 2160만원에서 2320만원으로 7.4% 증가했다.

반면 현대차는 승용차 중심의 라인업을 갖춰 RV 비중이 25.6%다.

경쟁이 치열한 미국 시장에서도 기아차가 현대차보다 잘 적응하는 모양새다.

현대차는 전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상반기 미국 시장 인센티브가 전년 대비 13% 증가한 대당 3100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지만, 기아차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시장 인센티브가 2700 달러 수준으로 하향 안정화됐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시장조사기관 제이디파워(JD Power)가 발표한 초기품질지수(IQS) 평가에서도 기아차가 전체 33개 브랜드 중 1위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현대차는 3위였다.

기아차의 신흥시장 판매 비중이 현대차보다 낮은 점도 이들 국가의 경기 침체로부터 타격을 덜 입게 했다. 기아차는 브릭스 국가 중 중국에만 공장이 있지만, 현대차는 브라질과 러시아, 중국, 인도 4개국에서 현지 생산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브릭스 시장이 잘 나갈 때는 현대의 실적이 더 좋아지지만, 나쁠 때는 기아차보다 더 타격을 입는 구조"라며 "전 세계적으로 승용차보다 RV가 더 인기를 끄는 것도 기아차 실적이 좋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나마 기아차의 선전으로 현대기아차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소폭 끌어올리는데 성공했지만 하반기 수익성 방어를 위해 어떤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는지 주목되고 있다.

<현대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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