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에너지, 4년째 적자에 허덕이며 부채 급증...웅진 관계자 "태양광 사업 자체가 미래사업에 대한 투자 개념"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일요경제] 웅진그룹의 뼈를 깎는 구조조정 태풍 속에서 살아남은 웅진에너지가 GS의 E&R솔라에 이어 SKC솔믹스 태양광 사업부를 잇달아 인수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웅진에너지는 주력사업인 태양광 사업에서 4년째 적자에 허덕이며 부채가 급증하는 등 벼랑 끝에 몰려있는 상황이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에만 105억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웅진에너지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억원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런데도 웅진그룹은 웅진에너지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멈추지 않고 있다. 더욱이 웅진은 이미 수년전에 태양광 사업에서 혹독한 실패를 경험한 바 있다. 웅진폴리실리콘이라는 계열사에 엄청난 자본을 투자해 2011년 4월 폴리실리콘 양상에 들어갔다 가격 추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가동한지 1년 남짓 지난 시점에서 공장을 멈춰야 했다.

결국 웅진그룹은 천문학적인 비용만 날리고 2014년 12월에 웅진폴리실리콘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장밋빛 청사진을 기대했던 태광양 사업에서 처절한 실패를 경험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23일 SKC솔믹스로부터 잉곳 성장로(Grower) 및 웨이퍼링(잉곳을 웨이퍼로 자르는 기술) 장비 등 태양광용 장비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이를 통해 국내 태양광 ‘잉곳·웨이퍼’ 사업이 웅진에너지 단독체재로 재편됐다.

이같은 웅진에너지의 사업 확장은 태양광 사업에 대해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윤 회장은 지난 2012년 9월 웅진그룹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뒤 웅진코웨이·웅진식품 등 주력 계열사를 매각하는 초강수를 두면서도 웅진에너지만큼은 손에서 놓지 않았다.

웅진그룹은 부실에 가까운 웅진에너지에 대해 수년째 지속적인 자금지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지난 7월8일 웅진에너지는 시설자금 500억원, 운영자금 373억 2000만원을 마련하기 위해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대규모 유상증자 소식에 당시 유가증권시장에서 웅진에너지 주가는 하락했다.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 때문에 직원들마저 유상증자 참여를 꺼렸다는 얘기나 나올 정도였다. 유상증자 때 발행하는 신주의 20%를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웅진에너지는 236만주를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했지만 신주를 사겠다고 나선 회사 직원은 한 명도 없었다.

이에 증권가 일각에서는 웅진에너지의 실적이 나빠지면서 직원들이 유상증자를 외면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웅진에너지에 대한 자금지원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만만찮다.

실제로 최근 4년간 웅진에너지의 실적만 놓고 보면 생존가치에 의문이 제기된다. 2012년 매출액 1430억원, 영업손실 1068억원, 당기순손실 1995억원을 기록한 이후 계속해서 적자 상태이며, 지난해의 경우 매출액 1643억원, 영업이익 5억원, 당기순손실 241억원을 기록했다.

웅진에너지의 유동성도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악화됐다. 2012년 193%에 불과했던 웅진에너지의 부채비율은 꾸준히 상승하더니 2015년 549%를 기록했다.

재계 및 증권가 일각에서는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웅진에너지의 매각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오히려 웅진그룹은 확대 지원에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윤 회장의 도 넘은 집착이 아니냐는 비판적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고 부정적인 시각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업계 일각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태양광 사업부의 인수합병(M&A)이 ‘규모의 경제’는 물론 SKC솔믹스의 세계적인 웨이퍼링 기술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웨이퍼링은 대다수 태양전지 제조사가 구매를 원하기 때문에 원가 경쟁력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웅진에너지가 여전히 당기순손실을 기록 중이지만 매출액이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분석을 낳고있다. 2012년 1430억원이었던 매출액이 지난해 1643억원으로 올랐다. 지난해의 경우만 놓고 본다면 5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미국·중국 등 글로벌 시장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태양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등 호재가 충분한 만큼 잉곳과 웨이퍼의 판매가 늘어날 경우 웅진에너지의 매출 상승세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 웅진그룹 관계자는 <일요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웅진에너지는 현재 공장가동률이 90%으로 국내에서 가장 높은 효율성과 생산성을 보여왔다"며 "태양광 사업 자체가 미래사업에 대한 투자 개념이기 때문에 그룹 차원에서는 지속적인 투자를 감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경우 아직까지 성공을 낙관하기 힘든 분위기라는 점 때문에 웅진에너지의 태양광 사업이 단기간에 성과를 도출하지 못할 경우 그룹 경영 전반에 무거운 짐으로 작용 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과연 윤석금 회장의 승부수가 재기의 발판이 될지, 아니면 쇠락의 길을 걷는 자충수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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