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협 의원 “항공사 마케팅 특별 카드 가능, 공직자는 거절해야”
첫 논란 제기, 지난 3월 안치용의 ‘SECRET OF KOREA’

[일요경제, 손정호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뉴욕 주재 총영사관에게 항공기 이용 특혜를 제공해 논란에 휩싸였다. 김영란법 시행을 하루 앞둔 시점이라 파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작년 초 미국 총영사로 부임한 한 외교부 고위관료가 부임 후 국내 한 항공사로부터 ‘스페셜 다이아몬드 카드’를 제공받았다며, 이런 사실을 해당 항공사로부터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 측은 해당 항공사로부터 ‘000 총영사의 스페셜 다이아몬드 카드 발급은 A지점의 GTR(공무원 출장) 판촉 및 판매 증대 도모를 위해 A지점의 요청으로 발급’이라는 내용의 문서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경협 의원실에서 공개한 스페셜 다이아몬드 카드 관련 항공사 자료.

이 문서에 의하면, 스페셜 다이아몬드 카드는 무료 수하물 1PC 추가와 본인과 동반 1명의 비즈니스라운지 입장, 전용 수속 카운터 이용과 수하물 우선 처리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김 의원 측은 해당 총영사의 배우자도 작년 5월 항공기로 국내에 들어오면서 좌석 승급 혜택을 받은 의혹이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김 의원 측에서 공개한 항공사에서 보내온 문건을 살펴보면, 스페셜 다이아몬드 카드의 발급 대상은 주요 대외 인사, 당사와 계열사를 포함한 기업체 임원 등 주요 상용 고객이다. 발급 목적은 당사 이용률이 저조한 기업체 상용 수요 및 GTR 판매 수요 확대를 위해서다. 

총영사에게 스페셜 다이아몬드 카드를 발급한 이유는 당시 GTR 판매 실적 점유비가 전체 판매의 12% 미만으로 경쟁사 대비 저조한 수준이었다고 설명했으며, 대가성 없는 세일즈 프로모션 툴로 브랜드 이미지와 홍보 제고를 위한 마케팅 판촉 차원에서 발급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카드사의 경우 정·재계 주요 인사를 대상으로 기본 연회비 카드로 최상위 등급 회원 혜택을 제공한다고 부연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국무총리실이 배우자의 좌석 승급 의혹에 대해 조사해 특혜로 볼 수는 없지만 승급은 있었던 일로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항공사가 유명 인사들을 탑승시키기 위한 마케팅 차원으로 특별 카드를 제공할 수 있겠지만 공직자는 이를 거절해야 마땅하다”며 “다른 공직자도 유사한 혜택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총영사관 부인의 항공기 등급을 올려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해당 서비스에 좌석 등급 내용은 없으며, 당시 총영사관이 부친상을 당해 급하게 귀국했는데 이코노미석이 만석이면 비즈니스로 등급을 해주는 상시적 서비스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일요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해당 총영사관에게 판촉 차원에서 라운지 수하물 추가 등이 포함된 서비스를 제공한 것은 사실이지만 스페셜 다이아몬드 카드라는 건 없다”며 “공직자뿐만 아니라 항공기를 많이 이용하는 분들 위주로 판촉 차원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이지 공식적인 회원 등급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 첫 의혹 제기는 지난 3월, ‘SECRET OF KOREA’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처음 제기한 곳은 지난 3월 저널리스트 출신 안치용 씨가 운영하는 블로그 ‘SECRET OF KOREA’다.

안치용 씨는 당시 “김모 뉴욕총영사가 작년 민간기업인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무료 좌석 승급이 가능한 다이아몬드카드 1매를 받았다는 의혹이 구체적 물증과 함께 제기돼 민폐 논란이 일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안 씨는 “김 뉴욕총영사가 작년 5월 11일경 김모 아시아나 뉴욕지점장의 예방을 받았으며 집무실에서 김 지점장으로부터 무료 좌석승급이 가능한 아시아나항공 카드, 일명 다이아몬드카드 1매를 받았다고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관계자들이 말했다”고 밝혔다.

안 씨에 의하면, 이 자리에서 아시아나항공 측은 카드 혜택을 설명한 후 예우 차원에서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으며, 5월 12일 부친상을 당한 김 총영사는 13일 아시아나항공으로 한국으로 출국하면서 부인의 뉴욕-인천 왕복 이코노미석을 매입한 후 이 카드를 이용해 비지니스석으로 무료 좌석업그레이드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당시 김 총영사 부부의 항공권 예약은 총영사관 직원이 담당했으며, 김 총영사의 항공권은 정부 규정대로 비지니스석을 구입한 반면 부인은 승급이 가능한 이코노미석을 예약한 뒤 다이아몬드 카드를 알려주고 무료 좌석 승급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안 씨는 뉴욕-인천 이코노미석은 2000달러, 비지니스석은 4800달러 상당으로 차액이 2800달러 정도이며 총영사가 민간기업으로부터 3000달러 상당의 금품을 받아 대가성이 있다면 뇌물수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는 문제라며, 뉴욕시간 11일 김 총영사에게 카카오톡과 문자메시지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다이아몬드 카드를 받은 이유가 무엇인지 문의했으나 김 총영사는 메시지만 확인하고 답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안 씨는 아시아나항공 뉴욕지점장이 뉴욕시간 17일 오후 카톡 메시지를 통해 당시 총영사를 예방한 것은 부임인사차 들린 것이라며 카드 전달은 억측이라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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