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애 의원, 대규모 구조조정 불구 사옥 매입 등 이해하기 힘든 행보 비판

[일요경제, 손정호 기자] 포스코건설이 경영위기를 이유로 연말까지 직원 520명의 고용조정을 추진하면서 인천 송도사옥을 인수한 것과 관련해 논란에 휩싸였다. 경영자의 투자 등 경영 실패를 직원 대량 해고로 전가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환노위 증인으로 출석한 한찬건 포스코건설 사장에게 상반기 경영실적이 전년동기대비 절반이어서 부채비율 상향 문제 등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 인천 송도사옥을 인수한 이유 등에 대해 질문했다고 밝혔다. 

한정애 의원실에서 공개한 포스코건설의 경영실적 관련 자료

한정애 의원에 의하면, 포스코건설은 올해 말까지 520명의 직원에 대해 희망퇴직을 실시할 계획이다.  

특히 한 의원 측은 포스코건설이 경영악화로 적자 전환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함에도 불구하고 사옥을 매입하는 등 이해하기 힘든 경영 행보를 보인 점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한 의원 측에 의하면, 한찬건 포스코건설 사장은 지난 2월 1일 취임했다. 포스코건설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3조365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조833억 원 줄었고, 영업이익은 작년 상반기 1381억 원 흑자에서 올해 상반기 1771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해외 매출은 작년 상반기 8486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3394억 원으로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하지만 포스코건설은 지난 6월 당사 소유였던 인천 송도사옥을 테라피앤디로부터 되찾았다. 포스코건설은 테라피앤디가 송도사옥에 대해 지고 있던 금융권 채무 3600억 원을 떠안는 대신에 테라피앤디의 송도사옥 지분 51%를 인수해, 2008년 착공 이후 8년 만에 송도사옥 지분 100%를 다시 확보했다. 

아울러 한 의원 측은 포스코건설이 어려운 상황에 송도사옥을 인수한 이유와 2008년 테라피앤디로의 송도사옥 매각부터 일련의 과정에 대해 사법기관의 조사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주장했다. 

포스코건설은 2008년 자산가치 4600억 원에 달하는 송도사옥을 영세 시행사인 테라피앤디에 5억 원이라는 헐값에 넘기는 등 건설사 등이 일반적으로 시행하는 SPC(Special Purpose Company) 관례는 물론 상식을 벗어나는 결정으로 의혹의 시선을 받아왔다는 것.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일요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송도사옥의 주인은 PSIB라는 법인이고 포스코건설과 테라피앤디가 PSIB의 지분을 절반씩 보유하고 있었다”며 “포스코건설이 테라피앤디의 지분을 모두 인수한 것은 사실이지만 2008년 4600억 원 규모의 송도사옥을 테라피앤디에 5억 원에 넘기는 상식 밖의 일을 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PSIB의 설립 자본금은 10억 원이었고, 테라피앤디가 5억5000만원, 포스코건설이 4억5000만원을 출자했는데, 한 의원 측에서 주장하는 5억 원은 헐값 매각이 아니라 이 자본금에 대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구조조정 문제에 대해 포스코건설의 다른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을 위한 사업 구조조정을 준비 중이며 희망퇴직 규모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직원들의 의사를 존중해서 자율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언제 희망퇴직이 최종 시행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한 의원은 “직원들을 대량 해고하기에 앞서 기업들이 최선의 자구노력을 했는지를 고용부가 철저하게 관리 감독해야 한다”며 “대량 고용조정의 경우 신고만 받을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기업의 이상행태를 감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건설뿐 아니라 모기업인 포스코를 비롯해 포스코그룹 전체가 대량 고용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포스코가 7월부터 연말까지 400명, 포스코건설이 9월 19일부터 연말까지 520명을 정리할 계획이다. 포스코에너지는 올해 300명, 포스코엔지니어링은 전사 50%에 해당하는 600명을 해고했다. 

포스코ICT의 경우 작년 190명을 정리했으며 190명은 안식년 중이다. 포스코플랜텍은 작년 412명을 해고하고 올해 추가적으로 300명에 대한 정리해고를 진행 중이며, 포스코A&C는 매각과 120명의 정리해고를 추진 중이다.

한 의원 측은 작년 포스코엠텍 직원 절반이 사직했고, 포스코에너지는 연료전지 분사로 조직과 인력 30%의 슬림화를 추진했다고 전했다. 포스코플랜텍은 지난 3월 30일 워크아웃 시작에 앞서 작년 직원 412명 정리해고했으며, 그 과정에서 정리해고 업무를 담당한 이복성 전무는 자살을 선택했다. 포스코플랜텍은 1200명이던 직원이 400명 수준으로 줄었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