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헌 의원 "한전, 2016년 자회사 한전KDN 및 퇴직자모임 출자회사 전우실업에 수의계약으로 각각 94억 원, 540억 원 규모 일감 몰아줘"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

[일요경제]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가 자회사 한전KDN과 퇴직자모임 출자회사인 전우실업에 일감을 몰아주는 행태가 여전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한전의 자회사인 한국전력기술(이하 한전기술)은 주로 자사 출신이 있는 협력업체와 거래실적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송기헌 의원(원주 을)이 한전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전은 2016년 자회사 한전KDN 및 퇴직자모임 출자회사 전우실업에 수의계약으로 각각 94억 원, 540억 원 규모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지난 4일 송기헌 의원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기술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전기술이 자사 출신이 많은 협력업체와 거래실적이 높으며 더 나아가 2017년부터 원전 상세설계 분야 민간개방을 확대할 경우에는 한전기술 출신 협력업체들만 혜택을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 한전, 5년간 한전KDN 1,162억 원, 전우실업 2,675억 원 규모 수의계약

송기헌 의원에 따르면, 한전KDN은 2012년부터 2016년 7월 말까지 323건의 수의계약으로 한전으로부터 총 1,162억 원 규모 일감을 받아냈다. 한전KDN은 2015년 4월 입찰담합으로 6개월 간 입찰참가 제한을 받았지만, 입찰참가제한 가처분 신청 소송을 제기해 제재 유예 조치를 받은 후 총 34건 수의계약으로 55억 규모의 사업을 수주 받았다.

또한 한전 퇴직자 모임 출자회사인 전우실업은 한전과 2012년부터 2016년 7월말까지 8건의 수의계약을 맺어 총 2,675억 원 규모 일감을 받아낸 것으로 밝혀졌다.

(제공=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실)

지난 3월 감사원 감사에서도 한전과 전우실업간 거래에 대해 지적이 제기됐다. 감사원은 “한전이 전력계량설비 용역을 경쟁 입찰로 변경했지만, 위탁물량을 세분화하지 않고 전체 물량의 85%(84억 원)를 통합 발주해 이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꼼수’를 부렸다” 라고 지적했다.

송기헌 의원은 “공정위·감사원·국감에서 여러 차례 지적됐던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한전이 독점 수의계약 형태로 자회사·특정기업에게 사업을 위탁한 것은 시장의 공정 경쟁 시스템을 파괴한 행위다” 라며, “한전은 일반경쟁을 늘리는 등 공정한 경쟁 입찰환경 조성을 위한 개선방안 마련에 힘써야 한다” 라고 지적했다.

◇ 송기헌 의원, "한전기술... 한(전마)피아 형성해 하청업체에 일감 몰아준다"

또한 송기헌 의원은 한전기술이 자사 출신이 있는 협력업체에만 일감을 몰아준다고 지적했다.

송기헌 의원실에 따르면, 한전기술은 한수원에서 원전설계를 호기별로 일괄 수주한 후, 상세설계의 약 50%를 민간업체에 하도급으로 개방하고 있다. 최근 신고리 5, 6호기 민간하도급 비율도 총설계비의 약 24.2%에 달했다.

송기헌 의원실은 “2017년부터는 한전기술의 원전 상세설계 하도급 비율이 더 높아진다” 라며 “정부는 공공기관 기능조정(안)에 따라 한전기술이 수행하는 원전 상세설계 업무의 민간 개방비율을 현재 50%에서 60%로 상향할 계획이며, 점진적으로 개방비율을 확대할 방침도 사실상 확정했다” 라고 밝혔다.

송기헌 의원은 “원전 상세설계 업무의 민간개방 비율을 확대할 경우 한전기술 출신 협력업체만 혜택을 본다” 라고 주장했다.

 
(제공=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현재 한전기술의 원전 상세설계 하청업체로 등록된 업체는 72개다.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3개 업체를 제외한 69개 가운데 한전기술, 한전, 한수원 출신이 1명 이상 포함된 하청업체가 절반 이상인 35개에 달했다. 대표자가 한전기술, 한전, 한수원 출신인 업체도 17개였다.

한전기술, 한전, 한수원 출신 재취업자가 가장 많은 하청업체는 ‘(주)코○’이다. 대표자도 한전기술 출신이고, 한전기술 26명, 한수원 20명, 한전 2명 등 관계사 출신 직원만 48명에 달했다.

(제공=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실)

영○기술(주)는 대표자가 한전 출신이었다. 직원 중 한전기술 3명, 한전 15명 등 관계사 출신만 18명이었다. ㈜삼○공영은 대표자가 한전기술 출신이었다. 직원 중 한전기술 출신이 14명, 한전 1명, 한수원 2명 등 17명이 관계사 출신으로 나타났다.

송기헌 의원은 “한전기술 등 출신 직원이 많은 협력업체가 거래실적도 높았고, 거래실적이 높은 상위 업체에 한전기술 등 출신 재취업도 많았다” 라고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한전기술 등 출신 재취업자가 많았던 ‘(주)코○’, ‘영○기술(주)’, ‘(주)삼○공영’등이 2014년~2016년 거래실적 2,3,9순위를 차지했다. 반면, 거래실적 상위 10개 협력업체 중 한전기술 등 관계사 출신 임직원이 없는 업체는 단 1곳에 불과했다.

송기헌 의원은 “국민들은 아직 ‘원전비리’에서 자유롭지 않은데 한전기술은 한전기술 등 출신 재취업자들이 많은 협력업체와 ‘한(전마)피아’를 형성해 일거리를 나눠주고 있다” 라며, “현재 구조에서 원전 세부설계 민간개방을 확대할 경우, 자칫 ‘한피아’ 배만 불려주는 꼴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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