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소비자연맹 "본사와 지점 양측 모두 책임”
본사 “해당 소비자와 원만히 협의 후 환불조치”

[일요경제, 손정호 기자] 한국GM이 인수 거부된 차량을 신차로 속여 판 후 늑장 환불한 사실까지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이 사건의 피해 소비자에 따르면 지난 5월 25일 도장 불량으로 인수 거부된 차량을 6월 14일 생산한 차량으로 속여 판매한 영업사원의 사기행각 등을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등에 수차례에 걸쳐 자세히 올렸다.

그는 또 대리점 영업사원에게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글을 모두 내리는 게 좋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한국자동차소비자연맹은 지난달 6일 한국GM자동차 대표이사에게 보내는 공문을 공개했다. 

연맹은 문서에서 한국GM 인천 출고사무소에서 제천의 한 소비자에게 양도된 ALL NEW 말리부 1.5 LTZ 차량이 사기 판매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문서 제목은 ‘환불 권고’다.

한국GM 말리부가 사기판매와 환불 사실 은폐 의혹에 휩싸였다. 자동차소비자연맹이 환불권고를 한 가운데 한국GM은 해당 소비자와 합의해 환불 조치했다고 밝혔다.

연맹에 의하면, 제천의 한 소비자는 서초중앙대리점에서 5월 3일 차량 매입 계약을 했다. 한국GM 측은 5월 25일 생산돼 범퍼 도장 불량을 이유로 인수 거부된 차량을 6월 14일 생산한 차량이라고 속여 17일 소비자에게 신차로 판매한 의혹을 받았다.

문제는 한국GM 본사와 서초중앙대리점의 주장이 상반됐다는 점. 연맹은 6월 27일 서초중앙대리점 계출 담당 여직원과 L모 영업사원이 대리점 전산에서 반품 여부 등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자신들은 모르고 본사 측 책임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본사 측은 판매 대리점에서 발생한 일로 본사는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한국GM 본사와 대리점이 입장 차이를 보이면서 해당 소비자만 피해를 입은 것으로 연맹에서는 보고 있다.

해당 소비자는 차량에서 잡소리까지 나자 6월 23일 제천에 있는 정비센터 2곳을 방문했지만 큰 직영 사업소에 가보라는 말에 24일 휴가를 내고 1시간 정도의 거리에 있는 원주 직영사업소를 찾아갔다. 하지만 정비과장이 없다는 이유로 정비를 받지 못했다.

아울러 연맹은 한국GM 측이 환불을 미뤄 연맹이 소비자에게 차량 반납을 권고했고, 소비자는 7월 6일 다시 휴가를 내 23만원을 지불하고 해당 차량을 캐리어에 싣고 서초중앙대리점에 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대리점 영업사원은 원주사업소에 반납할 것을 요청했고, 주행거리는 관계없다고 해 소비자가 직접 운전해 원주사업소에 갔지만 주행거리가 많아 반납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게 연맹 측 주장이다.

연맹은 해당 소비자가 연맹의 권고대로 어렵게 차량을 반납했고, 임시운행 번호판을 7월 13일 제천 차량등록사업소에 반납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일요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인수 거부돼 수리까지 한 차를 신차라고 속여서 판매한 게 문제”라며 “수리를 하면 고지를 해야 하는데 고지하지 않아 국토교통부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본사와 지점 양측에 모두 책임이 있다”며 “영업사원이 차량 상태에 대해 모를 이유가 없다. 소비자와 계약 후 ‘차가 빨리 나오지 않아서 미치겠다’ 등의 발언을 하고서 신차로 속여 판매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본사에서는 인수 거부된 차량을 속여서 판매했다는 부분에 대해 확실하게 해야 한다”며 “해당 소비자가 인터넷을 통해 영업사원과 최초 접촉을 해서 해당 영업사원이 브로커라고 주장하는데, 해당 영업사원은 정식사원이며 판매왕으로 해외까지 갔다 왔다”고 전했다. 

문제의 차량에서 소리가 난 점에 대해서는 “영업사원이 자기 차에서도 그런 소리가 난다고 했는데 전반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이런 식으로 넘어간 사건이 더 많다. 그래서 이런 문제가 반복된다”고 강조했다. 

한국GM 관계자는 “해당 고객과 원만히 협의하고 환불 조치를 했다”고 해명했다. 사기판매 의혹의 주체가 본사인지 대리점인지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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