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덕 의원실 제공.

[일요경제] 서희건설이 계속된 논란으로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부실시공 및 임금체불 1위 업체라는 불명예에 이어 기숙사 문제로 경기대학교와도 마찰을 빚고 있다. 또한 지역주택조합이 조합원 모집 시 신고와 공개 의무화 내용이 담긴 법안이 국회 계류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주택사업조합 강자인 서희건설의 향후 사업에 먹구름이 끼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서희건설의 부실시공 및 임금체불 논란 여전

지난 2014년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윤덕 의원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해 준공된 아파트 가운데 하자 발생 건수가 가장 많은 업체가 서희건설이라고 발표했다. 서희건설의 시공 하자 발생 건수는 3825건으로 당시 이 부문 2위였던 업체인 2230건 보다 꽤 높은 수치다.

당시 김 의원은 임금체불 부문에서도 서희건설이 건설사 중 1위라고 밝혔다. LH가 발주한 공공건설현장에서 2010년부터 올해 8월 말까지 하도급업체들이 임금체불 등으로 민원을 접수한 총 1109건 중 서희건설이 59건으로 1위였다.

서희건설은 2011년과 2012년 국정감사에서도 임금체불 문제로 비판을 받은 사실이 있다. 당시 서희건설은 LH가 2009년부터 2012년 8월 사이에 발주한 현장에서, 총 75건의 임금체불 건수와 체불액 19억676만원을 기록한 것이 국감을 통해 드러났다.

서희건설의 임금체불 1위 꼬리표는 올해 국정감사에도서 이어졌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남동을)이 LH공사로부터 제출받은 ‘노임신고 센터에 접수된 체불 민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6년 간 발생한 연평균 240건(81억원)의 임금 체불 중 서희건설이 임금체불 건수 74개로 1위를 기록한 것이다. 당시 서희건설은 체불 건수만이 아니라, 체불 금액에서도 1위(14억6200만)를 기록했다.

임금체불 및 부실시공 1위로 불명예를 안았던 서희건설은 실제 충북 제천시 화산동의 서희스타힐스 아파트의 부실 시공 논란으로 작년부터 올해 입방아에 올랐다.

작년 8월 서희건설이 시공한 제천시 화산동의 서희스타힐스는 총 399세대로 지하 2층부터 지상 15층까지 7개 동으로 건립된 아파트 단지다. 이 아파트는 작년 2월 인허가 관계로 공사가 잠시 중단된 적이 있다. 중단 당시, 서희건설이 철근의 부식을 막기 위해 비닐 포장 등의 보관 처리를 해야 하는 공사업체의 의무를 등한시해, 현장에 쌓아 둔 철근 중 일부가 녹이 슨 채로 방치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같이 녹이 슨 철근으로 아파트를 시공하면 이후 하자 발생의 원인으로 작용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당시 서희건설의 현장 관리가 소홀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어났다.

올해 7월엔 이곳에서 부실시공 논란 문제가 불거졌다. 아파트 주차장과 상가 건물이 이어지는 모서리 벽면에서 누수가 발생한 것이다. 누수 현상으로 벽면이 변색되고 1층 주차장 일부엔 천장에 물이 고인 흔적이 있는 등 당시 현장에선 부실시공 흔적이 발견됐다.

이 같은 부실시공 논란이 잇따르자, 당시 입주민들의 불만이 제기됐다. 올해 8월 31일부터 입주가 시작돼 입주자들이 이미 들어선 상태다.

당시 서희건설과 시공사 관계자는 문제로 지적된 누수 부분에 재보수를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으나, 입주 예정자들은 건설 과정에서 누수현상이 발생하면 벽면에 물이 스며들어 콘크리트 부식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입주하기도 전에 한동안 불안에 떨어야 했다.

이와 관련해 서희건설 측 입장을 듣기 위해 기자는 수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하는 한편 연락처를 남겨놨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 경기대와 기숙사 문제로 갈등

또한 서희건설은 경기대와 기숙사를 둘러싸고 장기간 갈등을 맺고 있다. 서희건설은 경기대학교의 민자 기숙사인 경기드림타워를 시공했으며 현재 운영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올해 서희건설이 2학기부터 기숙사 운영계획을 바꾸겠다며 ‘기숙사 운영 계획 변경안 ’을 공지하면서 일어났다. 경기대학교는 서희건설이 변경안을 일방적으로 공지했다며 계약서 변경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서희건설이 낸 기숙사 운영 계획 변경안은 올해 2학기부터 기숙사의 동절기 난방 온도 변경, 온수 관련 남녀동 및 공용부 설정, 정수기 및 무인택배 서비스 제외 등의 내용이 담겼다.

서희건설은 이 기숙사에 건설 자금을 투자하고, 특수목적법인(SPC)인 ‘경기라이프’를 통해 위탁관리 중이다. 경기라이프는 서희건설이 90%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이 기숙사는 수익형 민자사업(BTO) 방식으로 2011년 완공됐다. 경기대가 토지를 제공하고 경기라이프가 20년간 운영권을 가지는 방식이다.

당시 서희건설은 기숙사 운영에 적자가 발생해 변경안을 내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서희건설은 민간투자 장식으로 경기대로부터 일정 수익률을 보장받는 실시협약을 체결했는데 문제는 수익보전기준이다. 2007년 경기대와 서희건설의 최초 협약 당시 기숙사 입주율이 80%가 안 될 경우 학교 측이 서희건설에 미달 부분을 보전하기로 했는데, 2010년 사업제안 요건 변경으로 계약서 별첨자료 오기 때문에 이 기준이 64%로 변경된 것이다.

서희건설은 수익보전기준의 변경으로 적자가 심각해졌다며 실시협약의 계약 사항 조정을 학교 측에 수차례 요청했으나, 학교 측은 ‘서희건설이 학생을 볼모로 장사를 하고 있다’며 계약서 변경 요구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다. 9월 당시까지만 해도 서희건설이 학생 측에 일방적으로 내놓은 변경안이 실제 시행되면, 경기대 측이 법적 대응을 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이에 대해 24일 경기대학교의 한 관계자는 <일요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관련 문제를 서희건설 측과 협의 중이다”라고 밝혔다. 지난 17일 통화에서도 이 관계자는 “학생회의 입실 문제도 있는 만큼 소송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협의 중에 있다”라고 말해 기숙사 문제가 소송으로 비화될 가능성은 다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 조합원 모집 신고하고 공개 모집하도록 하는 법안 국회 계류 중... 서희건설 타격?!

내년부터 지역주택조합이 조합원 모집 시 시군구청장에 신고해야 한다는 법안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지역주택사업 조합의 강자인 서희건설에게 불리해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 국토교통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지역주택조합이 조합원 모집 시 시군구 청장에 신고하고 조합원을 공개적으로 모집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새로운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개정안이 국회 법안 심사를 거쳐 통과되면 이르면 내년 쯤 관련 법안이 시행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선 향후 법안이 시행 시 지역주택조합사업의 추진이 어려워짐에 따라, 관련 사업을 많이 하는 서희건설이 향후 매출 등에 타격을 받지 않겠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조합원 모집 신고제 도입에 따라 사업 투명성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나,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경색돼 관련 물량이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는 지역주택조합이 조합 설립 인가 전에 조합원 모집을 자율적으로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조합원 모집 후 사업이 무산되는 경우, 계약금과 중도금 등을 이미 지불한 조합원들이 피해를 입는 사례가 많았다. 주택조합이 토지확보나 사업계획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조합원을 모집해 사업이 엎어지는 경우에 따른 피해자 발생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개정안은 이 같은 피해자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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