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현 국민의당 의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의 당선은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던졌다. 이 질문들에 정확하게 대답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된 대책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는 Nationalism(국가주의)의 부활이다. 영국의 브렉시트, 유럽에서 극우파의 득세, 오늘 미국에서 트럼프의 당선, 이 모든 것이 연장선상에 있다. 바로 양극화 문제를 강하게 주장하면서 세계화와 다문화를 거부하는 흐름이다. 세계화에 대한 반대는 진보의 주장이고, 이민과 다문화에 대한 반대는 보수 특히 극우의 주장이다. 유럽의 극우파들은 대체로 내국인의 복지확대를 위해서 유럽연합과 동유럽 이민을 반대한다고 주장한다. 트럼프는 백인 실직자들을 앞세워 보호무역주의와 이민 반대를 주장했다. 좌우를 망라한 주장의 성격을 띠면서 대중성을 획득하고 있는 것이다. 진보개혁진영이 이민 문제에 대해서 정교한 접근을 해야 할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또 한편으로 Establishment(기존 질서)에 대한 저항이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진보 보수를 가리지 않고 기존의 기득권 체제에 편입이 됐든, 포섭이 됐다는 의구심이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월가와 유착됐다고 생각한 민심이 샌더슨과 트럼프로 몰려간 측면이 있다. 야당이라고 해도 진보라 해도 일반 국민들 정서와는 동떨어져서 자기들만의 리그를 만들어놓고 현실과 동떨어진 논의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새로운 변화 욕구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진보개혁진영이 양극화로 인한 서민 중산층 가정의 붕괴문제를 그 밖의 모든 정치구조나 세력문제의 앞에 둬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시사점은 ‘대통령중심제’라는 것이 전 지구적으로 종말을 고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대통령중심제의 대표적인 국가인 미국, 프랑스, 한국에서 지금 대통령제가 무너지고 있다. 한국에서 이미 근본적인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고, 트럼프 당선으로 미국에서도 한계를 드러냈다. 미국인들은 지금도 당황하고 있지만, 아마도 1년 내에 트럼프 당선자가 포퓰리즘적 공약들과 아웃사이더로서의 이미지를 헌신짝처럼 던져버리고 철저히 기득권 보수로서의 면모를 보이게 되면 엄청난 후회를 할 가능성이 있다. 

프랑스에서조차도 내년 대선에서 극우파인 르펜이 당선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있다. 결국 연예기획사처럼 홍보전문가 붙여서 이미지를 관리하거나, 선동적인 발언으로 대중의 시선을 모아 대박상품 하나 만드는 식의 대통령선거가, 신자유주의로 인한 경제사회 양극화를 해결하기는커녕 정치 양극화로 승자 독식구조를 더욱 심화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한다. 더구나 한 번 그렇게 당선되고 나면, 문제가 심각함이 드러나도 중간에 끌어내리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도, 대통령중심제가 복잡한 현대사회에 적합한 제도인지 큰 의구심을 갖게 한다.
 
세계화에 대한 반대와 국가주의의 부활, 기존 질서에 대한 저항 흐름과 대통령중심제의 한계는 우리에게도 똑같이 나타나고 있다. 대통령의 사실상 부재 상태에서, 우리는 시급하게 대통령을 바꾸고, 동시에 시스템을 바꾸는 작업을 힘 모아 진행해야 한다.

 

- 박주현 국민의당 의원 약력

핀란드 땀뻬레대학교 대학원 교육학 박사과정 중
서울대학교 대학원 법학석사
서울대학교 법학학사

제20대 국회의원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조세소위원회 위원)
국민의당 최고위원(전)
시민경제사회연구소 대표(휴직)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운영위원장(전)
청와대 국민참여수석, 참여혁신수석(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회복지위원장(전)
제27회 사법고시 합격

노동부 고용보험심사위원(전)
규제개혁위원(전)
언론중재위원(전)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전)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전)
여성단체연합, 여성민우회 정책위원(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배분분과, 기획분과 부위원장(전)
생명의 숲 이사(전)
지역사회탁아소연합회 고문(전)
미래포럼 공동대표(전)

국민회의 정책위원장(전)
민주통합당 윤리위원장, 서민특위 민간위원장(전)

단국대학교 이사(전)
성공회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외래교수(전)
대한변호사협회 이사(전)
MBC 시청자주권위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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