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신라만 월단위 흑자 임박...최순실 게이트로 신규입찰 무산설

지난해 7월, 11월 두 차례 '특허권 대전'을 거쳐 서울에 새로 들어선 면세점들이 개장 수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대부분 적자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용산 HDC신라(현대산업개발-신라호텔 합작사) 면세점 정도만 조만간 흑자 전환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최근 신규면세점 사업자들이 공시한 3분기(2016년 1~9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월 18일 문을 연 서울 중구 신세계면세점(신세계DF)의 경우 개장 후 9월 말까지 4개월 10일여 동안 1천212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하지만 372억 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내, 영업이익률이 -30%에 머물렀다.

3분기만 따로 보면 신세계면세점의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각 993억 원, 197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28일 영업에 들어간 여의도 갤러리아면세점63(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은 올해 들어 9월까지 1천934억 원의 매출에 305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영업이익률이 -16%에 불과한 상태다.

특히 신세계 등 신규면세점의 추가 개장으로 경쟁이 더 심해지자 한화갤러리아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17%(매출 780억 원, 영업손실 131억 원)로 더 떨어졌다.

올해 2월 15일 서울 인사동에서 개점한 SM면세점(하나투어)의 수익성도 신세계면세점만큼 심각한 수준이다.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손실이 각각 711억 원, 208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이 -29%를 기록했다.

동대문 두타면세점(두산)은 아예 3분기 실적 공시를 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이 공개한 면세점 매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두타면세점의 매출은 104억 원, 영업손실은 160억 원으로 알려졌다. 신규면세점 경쟁 과열 등을 고려할 때 3분기에 적자 폭이 더 커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나마 신규면세점들 가운데 '자리를 잡아간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것은 용산 HDC면세점이다.

지난해 12월 24일 영업을 시작한 HDC면세점은 올해 1~9월 2천287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167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올해 영업이익률이 -7% 수준인데, 3분기(매출 1천56억 원, 영업손실 51억 원)에도 적자를 냈지만 영업이익률이 -5%로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HDC신라면세점은 이런 추세라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월 단위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이처럼 지난해 새로 시장에 진입한 서울 시내 신규면세점들이 고전하는 상황에서, 다음 달 초 4개(대기업 3개+중소·중견 1개) 서울 면세점 특허권 추가 입찰까지 임박하자 "수익성이 더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업계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더구나 최순실 게이트의 여파로 지난해와 올해 면세점 입찰에 대한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업계 일각에서는 아예 이번 3차 입찰이 무산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일부 야당 의원은 지난해 시내 면세점 특허심사 참여 심사위원 명단 제출과 면세사업자의 사회환원 공약 점검 등을 요구하며 이달 초 관세청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요청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청와대 '비선실세' 최순실 씨 측이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에도 입김을 넣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관세청 감사가 실시되고, 12월 초 입찰이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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