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20일 서울 중구 두타면세점 프리 오픈 행사에서 관계자들이 테이프 커팅식을 하고 있다.

[일요경제=김민선/하수은 기자] 중국인 관광객, 유커가 급증하면서 황금 알을 낳는 사업으로 급성장한 국내 면세점들이 최순실발 악재를 만나 휘청거리고 있다.

올해 연 매출 10조원을 바라보고 있는 면세점 사업이 각종 잡음으로 진흙탕에 빠진 모양새다. 현재 서울시내에만 모두 9곳의 면세점이 영업 중으로 다음 달 대기업 3곳을 포함해 4곳이 추가로 선정되면 13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신규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이어 정부가 느낫 없이 4곳의 추가 사업자 선정 계획을 지난 4월 발표했는데, 이 과정에 최순실 씨 측의 개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면세점 추가 선정에 도전장을 내민 곳은 롯데면세점, SK네트웍스, 현대백화점, 신세계DF, HDC신라 등이다.

검찰은 추가 면세점 선정 과정에 최순실 씨와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한 매체에서 두산의 두타면세점 선정에 최순실, 차은택 씨와 관련된 수상한 연결고리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28일 이 매체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박용성 두산 회장은 ‘동대문미래창조재단’을 출범시켰다. 당시 박 회장이 사재 100억원, 두산그룹이 100억원을 출연한 재단 발족은 동대문 전통시장 활성화와 지역 균형 발전이 주요 목표였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두산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게 관련 업계의 시각이다.

재단과 관련해 몇 가지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 있어 눈길을 끈다.

재단의 이사장이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에서 위원장을 지낸 모 대학 A교수로, 그가 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최순실, 차은택 씨가 해당 기구에서 같이 활동했다는 점이다. 최순실, 차은택 씨는 지난 2014년 8월부터 해당 기구 위원으로 추가 위촉돼 활동을 시작했다. A이사장이 퇴임한 시기(지난해 8월)를 감안하면 1년여 가까이 함께 같은 조직에서 몸담은 셈이다.

두산 측 동대문미래창조재단 이사진에는 최순실 씨와 연결고리가 될 만한 사람이 또 있다.

지난 2014년 ‘한복 한류’와 한복산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차원에서 발족한 한복진흥센터 예술감독을 겸하고 있는 S이사의 경우 한복 디자이너 K 씨와의 인연이 눈길을 끈다.

한복을 전공한 적이 없는 S이사가 한복 전시 관련 예술감독으로 일하게 된 배경에는 K 씨의 영향력이 지대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두산 측 재단 설립 당시 미르재단 이사였던 K 씨는 최순실 씨로부터 직접 의뢰를 받아 박근혜 대통령의 한복을 제작한 사람이다.

이 같은 정황상 두산 측 재단의 S이사 인선 배경에 최순실 씨의 연계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두산 관계자는 <일요경제>와의 통화에서 “(A이사장의 경우) 연결고리를 엮어서 만든 거고 전혀 사실과 무관 한 걸로 알고 있다”며 “저희로선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A이사장은 워낙에 문화 분야에서 명망이 높다. 미래창조재단이 공익적인 목적상 지역상생과 문화예술 등과 관련된 활동을 펼치기 때문에 명망 높은 사람을 초빙 한 것이다”고 밝혔다.

S이사에 대해서는 “두산에서 보그코리아를 발행하는데 거기서 이미 스타일리스트로 일을 해와 두산과 인연을 맺은 지 오래다”며 최은실, 차은택 연루의혹을 강력 부인했다.

그는 끝으로 “미르.K스포츠재단 발족과 동대문은 두산이 운영하는 게 아니고 (두산에서) 출연해서 재단을 운영하는 거다”며 “그분들 개인적인 명예에도 누가될 텐데, 그렇게 엮인 것 자체가 불편하고 터무늬 없는 이야기다”고 말했다.

한편 두산은 지난해 롯데면세점을 밀어내고 면세점 특허 획득에 성공하며 화려하게 '유통 부문'에 복귀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지난 5월 두타면세점이 오픈했지만 면세점의 매출의 20~30%를 좌우하는 에르메스와 샤넬, 루이비통의 유치에 실패하면서 당초 기대와 달리 매출은 하락을 거듭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두산의 '면세점 특허 반환설'까지 나도는 등 두타면세점은 황금거위에서 두산의 발목을 잡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상태다.

현재 두타면세점은 올해 상반기 매출 104억원, 영업적자 160억원을 기록해 서울시내 신규면세점 중 가장 저조한 매출 실적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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