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싸운 당사자를 그대로 비행에 투입 논란...네티즌 "승객들의 생명 담보한 무모한 짓" 질타

[일요경제=하수은 기자]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올 연말 인사를 앞두고 연임에 성공 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일 오전 10시경 인천공항에서 미국 뉴욕으로 가기 위해 대기하고 있던 아시아나 A380 항공기 안에서 부기장 2명이 난투극을 벌이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해 아시아나항공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혔다. 이번 사건은 상당히 이례적이어서 국내외 언론에서 큰 이슈가 됨에 따라 연임을 앞둔 김수천 사장에게 돌발 악재가 됐다.

사건의 전말을 보면 두 부기장은 사소한 말다툼 끝에 주먹다짐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부기장 김 모 씨가 통증을 호소해 구급대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로 인해 항공기 운항이 1시간 가까이 지연됐다. 

SBS 8시뉴스 방송화면.

그런데 황당한 일은 계속됐다. 싸움을 벌인 박 모 부기장이 교체되지 않고 비행기 조종간을 잡은 것. <SBS 8시뉴스>에 따르면 당시 운항 책임을 맡은 기장은 해당 부기장의 탑승을 반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아시아나 측은 안전운항팀장이 면담을 진행한 결과 박 부기장의 심리상태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비행 조종을 허락했다고 해명했다.

당초 이날 오전 11시에 이륙할 예정이었던 여객기는 11시44분에서야 이륙했다. 275명의 승객들은 영문도 모른 채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이와 관련 한 네티즌은 트위터에 "세월호참사 겪고도 정부와 기업의 안전불감증은 여전하다. 뉴욕으로 떠난 아시아나항공이 이륙전 조종사 난투극으로 한 명이 병원에 실려갔는데 남은 당사자를 심리상태 고려도 없이 예정대로 비행시켰다. (승객들의) 생명 담보한 무모한 짓이다. 국적기 탑승이 불안하다"고 국가와 기업의 총체적인 안전불가증을 질타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이 항공기 내에서 난투극을 벌였다는 망신스러운 소식이 전해졌다. 결국 출발은 1시간 지연되고 뉴욕에 도착도 지연 됬다는?? 문제는 싸운 당사자를 그대로 비행에 투입 시켰다는..."이라며 난투극을 벌인 조종사에게 비행기 조종을 맡긴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안전의무 위반으로 과징금 부과건수 1위의 불명예를 안은 바 있다.

국토교통부가 올 들어 사고를 내거나 각종 안전의무를 위반한 항공사에 부과한 과징금이 15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과징금 부과건수는 아시아나항공, 부과금액은 진에어가 가장 많았다.

지난 9월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서울 양천구갑)이 국토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과징금 처분을 받은 항공사 4곳 중 과징금 건수로는 아시아나항공이 3건(5억7000만원)으로 가장 많은 처분 받았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항공기 지연 건수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지난 9월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공항공사으로 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국내선이 올해 지연 건수 8902회로 가장 많이 지연된 항공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운항 대비 지연을 뜻하는 지연율에선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서울이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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