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박근혜 대통령' KD코퍼레이션 의혹' 언급 현대차 특검 수사에 불씨 당겼나?

 

[일요경제=하수은 기자] 삼성그룹의 최순실 씨 특혜지원 의혹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박영수 특검팀이 재벌 총수들을 이번 주 부터 소환 조사한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 등을 둘러싼 뇌물죄를 정조준하고 있는 특검팀은 현대자동차그룹을 정조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현대차가 최 씨 딸 정유라 씨 친구의 부친이 운영하는 KD코퍼레이션에 10억원 규모의 납품 특혜를 줬다는 의혹에 수사의 칼날을 겨누고 있다.

KD코퍼레이션은 정 씨의 초등학교 시절 친구의 부친 이 모 씨가 운영하는 화학 중소기업으로, 지난해 2월 현대차와 기아차에 원동기용 흡착제 납품계약을 맺었다.

특검이 현대차를 정조준하게 된 배경에는 지난 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박 대통령 신년 기자간담회이 현대차 특검 수사 불씨를 당겼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당시 박 대통령은 KD코퍼레이션 의혹을 언급하며 “중소기업 지원 차원에서 실력이 있다면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 앞에서 한전부지 매입과 관련한 대가성 특혜의혹을 수사해달라며 박근혜 대통령과 정몽구 현대차 회장을 뇌물죄와 뇌물공여죄로 각각 특검에 고발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을 만난 후 현대차는 제품 성능 테스트도 생략한 채 3개월만에 KD코퍼레이션과 10억5000만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자동차기업이 기술력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업체의 제품을 쓰게 된 배경에 청와대의 ‘압력’이 작용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현재 구속 기소된 안 전 수석은 앞선 검찰 수사에서 현대차에 최 씨가 소유한 광고회사 더플레이그라운드에 68억원의 광고일감을 몰아주고, 지난 2014년 11월 말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정몽구 회장을 만나 자동차부품회사인 KD코퍼레이션이 현대차에 납품 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고 진술했다.

특히 KD코퍼레이션이 현대차와 납품 계약 성사 후 최순실 씨가 KD코퍼레이션으로부터 5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챙기고, 계약 과정에서 박 대통령의 압박이 있었다는 점에 특검이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지난 2015년 7월 박 대통령과 개별면담을 가졌으며 2016년 2월에도 독대했다. 

이 과정에서 최순실 게이트 중심인 미르‧K스포츠재단재단에 총 128억원의 출연금을 냈다. 이는 삼성그룹 다음으로 가장 많은 금액이다.

2015년 자동차 등 개별소비세율 인하 연장과 지난해 7월7일 10차 무역투자진흥위가 현대차에 유리한 수소차 구매지원책 발표한 것이 대가성 의심을 사고 있다.

이런 가운데 KD코퍼레이션이 유럽 석유회사 로열더치셸를 비롯해 멕시코 국영 석유회사에 납품을 시도한 정황을 특별이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인지도가 높지 않은 기업이 세계적인 기업들과 잇달아 수출계약을 시도한 것에 의문을 제기한다. 때문에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KD코퍼레이션은 지난해 4월 초 박근혜 대통령의 멕시코 방문에 동행한 바 있다. 당시 이 회사는 경제사절단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현지에서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주최한 1 대 1 상담회에 참가해 멕시코 대기업들을 상대로 수출계약 상담을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행사에서 KD코퍼레이션은 회사소개 자료를 멕시코 국영 석유회사 페멕스 에틸레노 측에 전달하며 납품을 시도했다.

업계는 KD코퍼레이션이 페멕스 측과 수출계약이 성사되지는 못했지만 국내 인지도 등을 고려하면 멕시코 국영기업과 상담 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시각이다.

KD코퍼레이션은 지난해 5월 말에는 박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에 동행해 유럽 석유회사 로열더치셸에 납품을 시도한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직간접으로 개입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 대통령 측과 현대차그룹은 KD코퍼레이션 특혜 의혹을 전면 부인하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1일 출입기자단 신년 인사회에서 “(최순실 씨와 KD코퍼레이션 측이) 아는 사이였다는 것을 보도를 보고 알았다”며 “개인적 이득을 위해 부탁하는 것은 절대 금기”라고 밝혔다.

현대차 측은 단순 의혹 수순에 불과하며 납품 규모도 다른 거래와 비교해 적다면서도 특검 수사에 대비해 법리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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