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160여 명은 기체 정비가 이뤄지는 동안 제주공항에서 체류하는 불편을 겪었다.

[일요경제=김민선 기자]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서 약 3개월 동안 연기 경보장치 오류가 4건이나 연이어 발생해 회항, 비상 착륙이 잇따르면서 승객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연기 경보장치 오작동 문제는 주로 에어버스 기종의 여객기에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항공사 측에 따르면 5일 오후 8시 50분께 아시아나 여객기 OZ707편이 인천에서 출발해 필리핀 클라크로 가던 도중 화물칸에서 연기 감지 경보가 울렸다. 해당 항공기 기종은 에어버스 A321이었다.

여객기는 이륙 2시간만인 오후 10시 48분쯤 제주공항에 비상 착륙했다. 이로 인해 승객 160여 명은 기체 정비가 이뤄지는 동안 제주공항에서 체류해야만 했다.

승객들은 대체 편이 투입되는 오전 3시 47분까지 5시간을 공항 안에서 담요를 깔고 쉬거나 의자에 앉아서 뜬눈으로 밤을 새운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0월 5일에도 같은 에어버스 기종(A321)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연기 경보장치 오류로 제주공항에 비상 착륙했다.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필리핀 클라크로 향하던 해당 여객기에서 연기 감지 경보가 울리자 상공에서 소화 조치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승객 119명은 5시간을 제주공항에서 대기하다 대체 편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에어버스(A380) 기종의 여객기는 같은해 9월 27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엔젤레스(LA)에서 출발해 인천으로 향하던 중 화물칸 연기 경보장치 오류로 이륙 3시간 만에 도로 LA로 회항했다.

해당 여객기는 제조된 지 2~3년이 지나 오래되지 않은 편이었다. 아시아나 항공과 소방 측의 점검에서 에어버스 3건 모두 연기 감지 센서에 별다른 이상이 없었는데도 연기 경보장치가 화재가 나지 않은 상황에서 오작동을 일으킨 것.

이에 국토교통부는 서둘러 에어버스 기종 항공기의 경보장치 시스템을 점검, 아시아나항공을 포함해 에어버스 기종의 항공기를 보유한 항공사들이 대상이 됐다.

국토부는 경보장치 정비 주기를 기존 2년에서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기본적으로 정비주기는 항공기 제작사의 기술, 인력 등 정비능력에 따라 자체적으로 정하고 있다.

한편 에어버스 외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중 보잉 여객기 B777은 지난해 12월 5일(현지시각) 인천에서 출발해 영국 런던으로 향하던 중 화재 연기 감지 장치가 작동해 러시아 우랄산맥 인근 지역으로 회항, 비상착륙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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