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인적분할 후 지주사 합병해 홀딩스 만들면 순환출자 해소”
[일요경제 = 손정호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경제민주화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모비스와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로 총수일가가 낮은 지분율로 취약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9일 하이투자증권 이상헌 연구원은 ‘경제민주화 법안 통과 가능성 증대’ 보고서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주요 3사에 대해 계열사들이 1대 주주 위치에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의 주주 현황을 살펴보면 현대차의 경우 현대모비스 20.8%,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5.2%,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2.3%, 자사주 6.0%, 국민연금 7.5%, 기타 58.2%다.
기아차는 현대차 33.9%, 정의선 부회장 1.7%, 자사주 1.1%, 국민연금 7.1%, 기타 56.2%다. 현대모비스는 기아차(16.9%), 정몽구 회장(7.0%), 현대제철(5.7%), 현대글로비스(0.7%), 자사주(2.8%), 국민연금(9.0%), 기타(58.1%) 등이 주요 주주다.
현대글로비는 정의선 부회장이 23.3%로 최대주주고, 정몽구 회장(6.7%), 현대차(4.9%), 현대차 정몽구재단(4.5%), 국민연금(10.4%), 노르웨이의 빌헬름센 자회사인 덴 노르스케 아메리카린제 에이에스(Den Norske Amerikalinje AS, 12.04%), 국민연금(10.4%), 기타(38.2%) 등이다.
이 연구원은 “주요 3사에 대해 정몽구 회장은 현대차 5.2%, 현대모비스 7.0%만,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차 2.3%, 기아차 1.7%만 보유하면서 그룹을 지배하는 형태”라며 “더불어민주당의 대기업 기존 순환출자 고리를 금지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현대차그룹은 그룹 지배구조 근간이 순환출자라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면 지배력 약화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정의선 부회장이 전문경영인으로 활약하기 원하면 현재 체제를 유지하면 되지만 오너로 경영하고 싶다면 지배구조 변환을 가시화해 지배력을 확충해야 한다”며 “그룹 지배구조에 대한 빠른 의사 결정으로 지금처럼 사업적 리스크로 전이되는 것을 막고 그룹 성장동력을 가시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변환한다면 어떻게...현대차그룹홀딩스 만들어질까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변환이 가시화되면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가 각각 인적분할한 후 각각의 지주사를 합병해 현대차그룹홀딩스가 만들어지는 방안이 예상됐다.
이 연구원은 “정의선 부회장의 경우 의미 있게 보유 중인 지분이 현대글로비스 23.3%라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변환이 어떤 시나리오로 진행되든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반드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변환 시나리오를 순환출자 해소와 순환출자 해소를 고려하지 않는 것 두 가지로 나눠 예측했다.
국회에서 기존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돼 순환출자를 해소해야 한다면 지주사 전환이 가장 좋은 방법으로, 정의선 부회장의 지배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작년 현대모비스의 자사주 매입과 정의선 부회장의 현대차 지분 매입 등은 향후 지주사 전환 연장선상에서 보면 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은 순환출자 규모가 커서 계열사간 지분 매각과 매입을 통해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대차그룹이 지주사로 전환하기 위해 현대모비스와 현대차, 기아차 3개 회사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한 후 3개 회사의 투자부문을 합병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 경우 순환출자가 해소되면서 현대차그룹홀딩스가 순환출자 지분만큼 각각의 사업부문을 자회사로 거느리게 된다는 것.
이어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차그룹홀딩스의 합병, 정의선 부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현대차그룹홀딩스에 현물출자해 정의선 부회장이 지주사인 현대차그룹홀딩스 지배력을 강화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순환출자 해소를 고려하지 않을 경우 현대모비스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한 후 현대모비스 투자부문과 현대글로비스를 합병하면 되는데, 이 방안은 단순하지만 기존의 순환출자가 유지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간금융지주사 관련 공정거래법이 통과될 경우 현대차그룹홀딩스의 자회사로 중간금융지주사를 편입해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HMC투자증권 등 금융계열사 문제를 해결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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