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중소기업적합업종에 가장 많이 진출...롯데백화점 수수료율 과다해 제조업체 부담”
재벌구속특위 주최 ‘재벌총수 왜 반드시 처벌이 필요한가’ 토론회서 주장

'재벌총수 왜 처벌이 필요한가' 토론회에서 롯데그룹이 비자금 조성과 횡령, 배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구속된 재벌총수가 없어 재발 가능성이 크며, 제대로 해결된 문제가 없다는 점이 지적됐다.

[일요경제 = 손정호 기자] 비자금과 횡령, 배임 등 혐의로 롯데그룹이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사법처리를 받은 총수일가가 없어서 똑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 있으며, 비정상적 경영 중 제대로 해결된 게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2일 박근혜정권 퇴진비상국민행동 재벌구속특별위원회가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주최한 ‘재벌총수 왜 반드시 처벌이 필요한가’ 토론회에서 이동주 중소상인비상시국회의 사무처장은 롯데그룹 문제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이동주 사무처장은 “재벌서열 5위 롯데그룹 총수들은 처벌받지 않고 주변 심복들만 처벌받는데 법치가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형평성 있게 적용돼야 한다”며 “검찰 수사결과에 따르면 신격호 총괄회장은 경영일선에서 떨어져 있던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 씨 등 가족들을 챙기기 위해 홍콩과 싱가포르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이 사무처장은 “주식을 정상적으로 양도하는 게 아니라 증여세를 내지 않기 위해 매매를 가장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포탈했다”며 “롯데시네마의 경우 팝콘이나 음료수 등 판매매장을 서미경 이사장과 신영자 씨가 소유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매장을 극장이 직영으로 운영하면 수익 100%를 가져가지만, 서미경 이사장과 신영자 씨 소유 회사에 일감을 줘 롯데씨네마는 수익 30%의 임대수수료만 받고 70%를 서 이사장과 신 씨가 소유한 매점에 몰아줬다는 비판이다. 

롯데피에스넷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도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편의점 현금자동인출기를 롯데피에스넷이라는 계열사에서 설치했는데, 현금자동인출기를 만드는 중소기업 회사도 있지만 롯데피에스넷에서 일괄적으로 설치했다”고 말했다. 

이 사무처장은 “롯데건설은 하도급 업체에 지불할 비용을 과다지급 해 그 차액을 돌려받는 방식으로 300억 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해 횡령 혐의로 적발됐다”며 “롯데홈쇼핑은 방송 재심의를 받기 위해 서류상 부적격자의 결격 사유를 누락하거나 고쳐서 재승인 받는데 로비 자금으로 7억 원을 사용했다”고 강조했다. 

롯데면세점이나 롯데백화점에 입점하는 대가로 네이처리퍼블릭의 정운호 전 회장으로부터 35억 원을 받아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가 있었고, 계열사 사업을 유지하거나 경영권 승계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부실기업 지원 방식으로 부당하게 배임 혐의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검찰 조사 결과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 신영자 이사장은 법적 처벌을 면했다”며 “신동빈 회장의 구속영장 철회와 관련해 작년 내수침체에 따른 결단이 아니었겠나 하는 얘기와 경기침체에 재벌의 구속처벌이 능사는 아니라는 반응도 나왔다”고 말했다.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신동주 전 부회장이 구속되거나 그 범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처벌받는 리스크보다 불법을 알고도 사업을 해서 얻는 이득이 더 크니까 오히려 부정부패가 횡행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런 행위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며, 국민들의 촛불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을 때 이런 악순환을 바로잡기 위해서 반드시 범죄적 경영을 한 부분에 대해 사법적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롯데, 중소기업적합업종에 가장 많이 진출...롯데백화점 수수료율 과다 중소업체 부담”

롯데그룹은 중소기업적합업종에 가장 많이 진출한 재벌 대기업으로, 롯데백화점 등 유통 계열사의 수수료율이 과다해 중소업체에 부담을 전가하는 문제도 비판의 대상으로 부상했다.

이 사무처장은 “중소기업중앙회와 동반성장위원회가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서민들이 먹고사는 생계형 도소매업종에 가장 많이 침투한 재벌기업이 롯데”라며 “동반위가 중소기업적합업종 54개를 선정했는데, 롯데그룹은 그중 절반 가까이 동일한 업종의 계열사를 갖고 골목상권으로 사업을 확장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롯데백화점이 옷 가격의 70~80%까지 할인판매를 해 소비자들이 정상가를 궁금해 한다”며 “롯데쇼핑 등에 옷을 공급하는 제조업체는 제조원가보다 입점하거나 납품하면서 생기는 판매수수료, 입점수수료 때문에 원가 상승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조업체의 수수료가 45~55% 이상으로, 소비자들이 사는 옷 가격의 절반 이상은 롯데가 운용하는 마트나 백화점 등에서 수수료로 가져간다”며 “나머지 절반에서 매장 운영 인건비를 제하고 실제 제조업체들이 가져가는 돈은 20~30% 이하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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