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경제 = 손정호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반대하다 압력을 받고 해고된 것으로 알려진 주진형 전 한화증권 사장은 삼성전자를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이재용 부회장은 감시역할만 하는 게 적합하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재벌의 경영 세습과 농단 등 문제가 너무 깊다는 것. 

주진형 전 사장은 16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씨와 장시호 씨에게 돈을 대라고 요구했고 삼성이 이 요구대로 돈을 준 것은 이미 증거가 확실하게 확보된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 전 사장은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 결정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정부에서 삼성물산 합병에 국민연금이 찬성하라고 개입했는데 그 개입을 삼성이 요청했고 그 요청에 따른 것이라는 증거가 얼마나 확실하게 있느냐는 별개”라고 말했다. 명시적으로 형법재판을 받는 곳에서 유죄를 받을 정도로 명백한 증거를 특검이 현재 확보했는지는 불명확하다는 것. 

아울러 주 전 사장은 “포괄적인 뇌물이냐 제3자 뇌물죄냐는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가 경제적 공동체냐는 판단에 달린 것 같다”며 “삼성물산 합병에 청와대가 삼성의 요청에 의해 개입했느냐는 것은 3자 뇌물이냐 일반 뇌물이냐는 것과 별개 문제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삼성그룹이 최순실 게이트의 피해자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300억 원을 내고 수천억 원을 받을 수 있으면 사실 언제라도 뜯기고 싶은 피해라고 전했다.

그는 “그 피해라고 하는 게 누가 피해냐, 이재용 부회장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 아니고 삼성전자 돈에서 나온 것”이라며 “삼성전자 주주에게서 나온 것인데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 주식을 거의 안 갖고 있어서 결국 삼성전자가 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주 전 사장은 도주위험 말고 증거인멸 위험이 있고 범죄가 중하면 우리나라에서는 구속하는 관행을 여전히 갖고 있기 때문에 이재용 부회장에게만 특혜를 줄 일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밖에서 계속 더욱더 추가적으로 없앨 것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그렇다는 얘기는 늘 틀던 오래된 레코더라 국민들도 이제 더 믿지 않을 것”이라며 “능력이 있어서 올라간 게 아니라 아버지 덕분에 올라간 사람이 없다고 그 기업이 잘 굴러가지 않나, 도리어 이재용 부회장이 없으면 삼성은 더 잘 굴러갈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삼성 경영권에 대해 능력 없는 사람들이 자꾸 자리 차지하려고 하지 말고 전문 경영인한테 넘기고, 이재용 부회장 등 총수일가는 이사회 멤버로 경영진을 감시하는 역할 정도만 하면 제일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그는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예를 들었는데, 도요타의 자기지분이 0.1%밖에 안 되는데 능력되는 자식들은 한 번씩 사장을 하고 그럴만한 사람이 아직 없으면 전문경영인이 10~20년 경영을 해서 최고의 기업이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일본만 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계속 총수 자식들이 대대손손 경영권을 갖다 쥐고 흔드는 풍속은 없어진지 오래됐다”며 “기존에 있는 법이라도 확실하게 지키도록, 범법을 저지르면 그 사람을 확실하게 끌어내서 감옥에 집어넣고 다시 그 기업의 총수라든가 이사회 멤버로 근처에 오지 못하게 하는 것 하나만 제대로 해도 우리나라가 이렇게 안 됐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재벌 개혁 해법에 대해서는 제도적인 것 한두 개를 바꿔서 해결하기에는 재벌에 의한 우리나라 경제의 농단이라는 경우 너무 깊은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