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2010년 아반떼‧i30 MDPS 결함, 미국 전부 리콜...한국 일부 리콜‧대부분 고객 무통지-무상수리
현대차 “미국 미국서, 한국 한국서 생산...미국 리콜 이유는 한국 리콜 이유되지 않아”
[일요경제 = 손정호 기자] 현대자동차의 리콜 축소 은폐 의혹이 제기돼 온 가운데, 현대차는 2008~2010년 생산된 아반떼, i30 차량 ‘주행 중 EPS 경고등 점등 및 핸들 무거워짐’ 리콜과 관련해 미국과 한국 소비자를 차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현대차의 리콜 축소 및 은폐 의혹은 작년 9월경 엔지니어 출신의 부장급 내부고발자가 한국 국토교통부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ational Highway Traffic Safety Administration, NHTSA), 언론에 알리면서 본격적으로 제기된 문제로 지난 국감에서도 논의됐던 것.
19일 자동차업계와 국토교통부 산하 교통안전공단 자동차리콜센터 등에 따르면 현대차는 2015년 2월경 미국에서 EPS(Electronic Power Steering) 결함으로 아반떼 HD(미국 내 차명 Elantra)와 i30 FD(미국 내 차명 Elantra Touring) 총 20만4768대를 리콜 조치했다.
2008년 6월 1일부터 2010년 4월 30일 생산한 아반떼 HD와 2008년 11월 1일부터 2010년 4월 30일까지 생산된 i30 FD가 대상이었다.
이 내용은 NHTSA 홈페이지에 등록돼 있어 결함 내용과 리콜 대상, 수리방법 등을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으며, 현지 언론에 의해 다수 보도돼 구글 등을 통해 볼 수 있다.
현대차가 NHTSA에 제출한 자료에는 ‘the vehicle will revert to a manual steering mode, requiring greater driver effort, particularly at low speeds. This could result in an increased risk of a crash.’라고 기재돼 있다. 차량이 수동핸들 모드로 바뀌고 핸들 조작하는데 많은 힘이 들며, 특히 저속에서는 사고 위험이 증가한다는 것.
국내 자동차리콜센터 등록내용에는 국내에서 같은 기간 생산된 아반떼, i30 차종 중 약 9%에 해당하는 4만705대는 리콜한다고 신고해 자동차관리법상 정상적인 절차로 조치했지만, 나머지 91%에 해당하는 41만7000여대 중 일부에 대해 국토부에 무상수리 신고를 하지 않고 고객에게 통지 없이 오일 교환 등을 이유로 자연 입고된 차량에 대해 무상수리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같은 차종의 MDPS(Motor-Driven Power Steering) 결함으로 인한 리콜 대상 차량의 생산기간인 2008년 6월 1일부터 2010년 4월 30일, 국내에서 생산된 아반떼 차종 45만8000여대 중 일부 차량만 리콜 조치한 것.
자동차관리법 제31조 1항에는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 결함이 있는 경우 제작결함 시정, 즉 리콜해야 하며 무상수리나 사전점검은 안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일요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리콜 이슈는 볼트를 세게 조여야 하는데 덜 조이는 등 제조상 결함이나 설계상 이유로 발생하는데, 대부분 리콜 이슈는 제조상 결함”이라며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은 미국에서 생산하고 한국에서 판매하는 차량은 한국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미국에서 리콜했다고 해서 한국에서 똑같이 리콜해야 한다는 연관성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문제가 되는 MDPS 부품의 경우 한국 내 현대모비스 포승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고 국내에도 공급한 부품”이라며 “국내 차량과 미국 내 판매 차량이 동일한 부품을 사용했고 결함 내용도 동일하므로 미국이나 국내에서 동일한 생산기간 차량을 대상으로 동일한 방법으로 리콜 처리해야 정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MDPS는 미국에서 EPS라고 부르는데, 스티어링 휠에 연결된 센서를 통해 감지된 신호가 차량의 속도 등을 고려해 알맞게 모터를 작동시켜 차량의 방향 전환 능력을 보조하는 장치”라며 “기존 유압방식의 단점을 보완하고 차량속도별 최적화된 조타력을 제공하고 우수한 고속 주행 안정성을 확보하며, 차량 무게 감소로 연비 향상을 목적으로 2002년 유럽형 클릭에 처음 적용된 후 현재 현대‧기아차 대부분 차종에 적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자동차 안전운전을 위한 중요부품으로, 작동소음 문제를 제외하고 핸들 조작 기능에 하자가 있을 경우 대부분 리콜하는 부품”이라며 “부품과 소프트웨어 등 문제가 있어서 차량 상태에 따라 프로그램만 업그레이드하거나 프로그램 업그레이드와 동시에 MDPS를 교환하게 되면 문제 해결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 자동차리콜센터에 아반떼 MDPS 결함 제보글 다수
국내 자동차리콜센터에서는 아반떼의 MDPS 결함에 대한 다수의 제보 글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동차리콜센터에는 해당 차종 MDPS 결함에 대해 2009년 후 수십 건의 제보가 있는데, ‘주행 중 EPS 경고등 점등’ ‘핸들 무거워짐 또는 핸들 잠김’을 호소하고 있다. 결함이 발생해 서비스센터를 방문하면 프로그램 업그레이드로 무상수리를 받은 적이 있지만 계속 문제가 발생해 보증기간이 지나고 90~100만원의 사비를 들여 수리 받았다는 내용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리콜센터에 제보된 기아자동차 포르테 차량도 공개된 제보만 18건 이상이고 쏘울에서도 7건 이상 제보되고 있어 동일 시스템이 적용됐고 동일 결함이 발생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소비자원의 권고를 받아 기아차 포르테와 쏘울 차량 18만931대는 2012년 9월 11일부터 2013년 9월 10일 무상수리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그 대상기간이 포르테 2008년 8월 23일부터 2011년 3월 14일, 쏘울 2008년 8월부터 2011년 6월 사이 생산된 차량이라고 주장했다.
현상도 핸들 무거워짐으로 돼 있고, 미국에서 아반떼 차종에 대해 리콜을 실시한 기간과 결함이 거의 일치해 미국에서만 정상적으로 리콜을 실시하고 국내 현대‧기아차 대상 차량(아반떼, i30, 포르테, 쏘울)은 일부 리콜하고 대부분 무상수리나 보증수리로 처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지금이라도 국토부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본격적으로 조사에 착수해 조사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작년 10월 현대‧기아차가 같은 차량의 동일한 결함에 대해 미국에서만 리콜하는 등 한국과 미국 소비자를 차별했다고 지적했다.
박용진 의원은 국토부와 현대자동차에서 제출받은 ‘자동차 북미 리콜 및 국내 리콜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2~2016년 북미에서 52건 리콜이 있었지만 같은 기간 한국에서 동일한 문제로 리콜한 경우는 24건(46.1%)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 기간 북미에서 리콜한 차량은 404만5637대, 한국의 리콜 차량은 120만7592대로 북미 리콜이 한국보다 3.3배 많았다. 작년 3분기 기준 현대차는 북미에서 107만9452대, 한국에서 48만2663대를 판매해 국내보다 북미에서 2.2배 더 판매했는데, 리콜 차이가 3.3배라는 게 박 의원의 주장이었다.
<단+>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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