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 “대내외 저성장 예상, 막중한 임무 다시 맡아 책임감 느껴”

[일요경제 = 손정호 기자]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은행 사령탑에 이광구 현 은행장이 내정됐다. 숙원이던 민영화 성공과 당기순이익 1조원 달성, 미래비전 제시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우리은행은 25일 제5차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임시이사회를 개최하고 이광구 은행장을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은행장 후보 선정을 위한 임추위가 꾸려진 후 22일 만이다. 

이광구 우리은행장 (사진=우리은행 제공)

이 행장은 오는 3월 24일로 예정된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차기 은행장으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이 행장은 1957년생으로 천안고등학교와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79년 입행했다. 개인영업전략부 부장과 홍콩지점 지점장, 홍콩우리투자은행 법인장, 광진성동영업본부 영업본부장, 경영기획본부 부행장, 개인고객본부 부행장 등을 거쳐 2014년 12월부터 우리은행장으로 재직 중이다.
 
임추위 위원들은 이 행장 취임 후 오랜 숙원이었던 민영화를 성공시키고 은행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2014년 4000억 원대였던 당기순이익을 2015년 1조원대로 늘리고, 2016년 3분기 만에 1조원대를 달성하는 등 은행 실적을 큰 폭으로 향상시킨 점을 높이 평가했다는 것.
 
이 행장은 임추위 위원들과의 인터뷰에서 재임기간 실적개선과 민영화 성공이라는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발전전략으로 위비뱅크 및 위비톡 강화, 로보어드바이저 등 AI 도입, 빅데이터 활용, 융복합 제휴, 동남아 진출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금융을 선도하고 오는 2020년 아시아 Top 10, Global Top 50에 포함되는 종합금융그룹으로 발전하겠다는 미래 비전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임추위 위원들도 공감했다는 설명이다.
 
우리은행 임추위 관계자는 “이 행장은 지난 2년 동안 은행장으로 재직하면서 이뤄낸 민영화와 실적에 비춰 업적과 경영능력을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며 “프레젠테이션과 두 차례의 심층 인터뷰도 임추위 위원들의 질문에 막힘없이 답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업 전반에 대한 폭넓은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현안을 슬기롭게 해결하고 민영화 후 나아갈 방향을 효과적으로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 행장은 “대외적으로 미국 금리 인상과 브렉시트 등 경기하강 리스크가 상존하고 대내적으로 내수와 수출 부진으로 2% 초반의 저성장이 예상된다”며 “향후 금융환경이 녹록치 않은 시점에 우리은행장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다시 한 번 맡게 되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자산관리 경쟁력 강화와 플랫폼 네트워크 확장, 글로벌 사업의 질적 성장, IB 강화 및 이종산업 진출 활성화, 사업포트폴리오 재구축 등 5대 신성장동력을 통해 대한민국 대표은행 입지를 굳히겠다”며 “은행과 비은행 영역의 조화를 통해 향후 1등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임추위는 노성태 전 한화생명 경제연구원장,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박상용 연세대 명예교수, 장동우 아이엠엠(IMM) 인베스트먼트 대표, 텐즈핑(田志平) 푸푸다오허 투자관리유한공사 부총경리 등 정부 지분의 민간 매각으로 새로 들어온 민영화 참여주주들이 추천한 사외이사 5명으로만 이루어졌다.
 
작년 11월 14일 금융위원회는 정부와 예금보험공사가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우리은행 과점주주 매각 낙찰자 선정 의결을 거쳐 낙찰자 7개사(매각물량 29.7%)를 최종 선정해 우리은행 민영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의 과점주주들은 동양생명(4.0%), 미래에셋자산운용(3.7%), 유진자산운용(4.0%), 키움증권(4.0%), 한국투자증권(4.0%), 한화생명(4.0%), IMM PE(6.0%) 등이고, 이중 동양생명과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생명, IMM PE는 사외이사를 추천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우리은행 경영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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