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의원, 국회 ‘대정부 질문’ “현대 대응자료 ‘구형 산타페 디젤고압연료 펌프 품질문제 보고’
”현대차 “리콜 축소‧은폐 전혀 없어, 소통 강화” 내부고발자 “공개 내용은 20분의 1”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대정부 질문에서 공개한 현대차 내부문서에는 리콜을 무상수리 캠페인 등으로 전환해 비용을 절감했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사진=박용진 의원실 제공)

[일요경제 = 손정호 기자]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공개된 현대‧기아자동차 리콜 은폐 의혹과 관련된 내부문건(523만대 리콜 축소하거나 은폐 1933억원 비용 절감)이 공개된 이후 파문이 커지고 있다. 해당 문건에는 구형 싼타페의 디젤 고압연료 펌프 품질문제와 원인, 국내 리콜 미신고 사례 32건 내용 등 자세한 내용이 들어있었다.

<일요경제>는 지난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정밀분석해 현대차의 리콜 축소.은폐 실태를 꼼꼼히 따져봤다.

박 의원이 공개한 총 11페이지 분량의 PPT 파일에는 현대 품질사업부에서 2014년 9월17일 작성한 언론 대응자료인 ‘구형 산타페(SM) 디젤 고압연료 펌프 품질문제 보고’가 포함돼 있다. 사업부장이 고객 진술 내용의 사실관계를 정리해 품질전략팀에 통보할 것이라고 지시한 것으로 돼 있다.

구형 싼타페(SM_VGT 사양)의 디젤 고압연료 펌프 품질문제 부분에서는 D 2.0 VGT 엔진의 고압펌프 프랜지부 누유가 문제이며, 고압펌프 프랜지 볼트 풀림에 의한 연료 누유가 발생해 가속과 공회전, 시동 불량, 연료 냄새 등 고객 불만이 있다고 적혀 있다.

문제 발생 지역은 내수와 북미를 제외한 수출제품으로 55.3%의 발생률을 보였다. 총 21만144대 중 11만6299건으로 2009년 11월부터 무상교환을 실시 중인 것으로 돼 있다.

협력업체 보O의 무상교환용 부품 공급대수는 2014년 9월17일 기준 12만5326대라고 돼 있다. 

발생 원인에는 프랜지 볼트 풀림으로 프랜지부 틈새가 발생하고 오일씰 편접촉 씰링 불량으로 연료가 누유돼 실린더블록으로 내부 유입된다는 것. 오일에 희석된 연료에 의해 압축 착화돼 엔진오버런(시동 OFF 안됨)이 발생하며, 엔진 부품인 인젝터와 피스톤 등 오염과 손상이 발생한다고 설명돼 있다.

프랜지 볼트 토크 안정율 불충분으로 볼트 풀림과 연료 누유가 발생한다는 것으로, VGT 개발시 베어링로드 값 오류가 보O의 문제라는 주장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대정부 질문에서 공개한 현대차 내부문서에는 리콜을 무상수리 캠페인 등으로 전환해 비용을 절감했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사진=박용진 의원실 제공)

또한 국내 리콜 미신고 사례 32건의 내용도 비교적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 몇 가지 예를 들면 2009년 12월 1일부터 2014년 5월 31일 YF 쏘나타 외 4의 세타2엔진 콘로드베어링 소작으로 소음과 엔진 파손이 우려되는데 대상 대수는 22만4240대다.

MDPS 경고등 점등과 핸들 무거움 증상의 경우 2013년 9월부터 2014년 5월까지 YF 쏘나타 외 다수에서 46만3171대, 클락스프링 크랙으로 에어백 경고등 점등과 미전개는 2009년 3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쏘렌토 외 다수에서 18만1150대라고 적혀 있다.

이외에도 ACU 공진 파킹레버 작동시 에어백 이상 전개, 브레이크 부스더 진공파이프 손상으로 제동 밀림, 몰오버 센서 고장시 에어백 경고등 미점등, 주차 브레이크 페달 작동등 미점등 등으로 다수이며, 총 523만대에 달한다는 게 박 의원 측에서 공개한 자료의 내용이다.

이어 안전문제 비용 절감으로 인한 추진 실적은 43건에서 총 1933억원으로 기재돼 있다. 리콜 최소화 및 불필요 논리 개발 등인데, 관청 조사 종결로 필드조치 비용 절감 8건(800억원), 리콜성 문제 캠페인 조치로 35건(1133억원) 등이었다.

‘안전문제 비용절감 상세’ 부분에서는 북미와 유럽, 내수 등 다양한 지역에서 35항목에 걸쳐 리콜성 캠페인 조치를 통해 1133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역시 북미와 유럽, 국내 등 8항목에서 관청 조사를 종결해 800억원을 절감했다는 것.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10일 <일요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리콜을 축소하거나 은폐해 1933억원의 비용 절감을 했다고 하지만 전혀 리콜을 축소하거나 은폐한 적이 없다”며 “확인되지 않은 일방적인 주장들로 더 큰 오해와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대외소통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연료 누유로 급발진 현상이 발생한다고 했지만 사실과 조금 다른데, 소량의 연료 누유가 실질적으로 급발진 현상을 일으키는 원인은 아니며 엔진 오버런과 급발진이 동일한 현상인 것도 아니라는 것. 

하지만 현대‧기아차의 리콜 은폐 및 축소 의혹에 대해 국토교통부와 미국 교통안전국 등에 내부고발을 한 후 해고된 엔지니어 출신의 김모 전 현대자동차 부장은 10일 <일요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해당 자료는 최종자료는 아니다”며 “해당 내용은 극히 일부분으로 20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리콜 축소나 은폐로 인한 회사의 비용 절감이 공개된 것의 20배 정도인 4조원 정도 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세타엔진의 경우 미국에서 일부를 리콜하지 않고 보증기간 연장으로 문제되는 차량만 보증수리를 해주고 MDPS도 전체를 다 리콜하면 더 많은 비용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차+>

관련기사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