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희 의원 “아시아나항공, 국토부와 맺은 경년항공기 송출 자율협약 이행률 특히 저조”

[일요경제=김민선 기자] 지난 8일 엔진 이상으로 인천공항 앞바다 상공을 2시간가량 선회하다 착륙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22년차 노후 항공기였다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2015년부터 20년 이상 된 항공기를 줄이기로 했으나 여태껏 단 한 대도 줄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지않아도 올해 1월과 2월에만 4번의 기체결함으로 항공기 안전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경년항공기 송출현황 및 계획’ 및 ‘최근 3년간 고장건수, 평균 지연시간’을 분석한 결과 아시아나항공의 경년(제작일자 기준 20년 이상 노후)항공기 송출협약 이행률은 0%이었다. 다만 아시아나 계열의 에어부산은 경년항공기 5기를 송출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015년 국토부와 '경년항공기 안전관리를 위한 자발적 이행 협약'을 맺고 노후 항공기를 줄여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자율협약 체결 당시 이미 20년 이상된 아시아나항공 소속 항공기 8기는 아직까지 운항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아시아나항공은 경년항공기 송출계획에 따라 오는 2026년 12월까지 총 13기의 항공기를 송출할 예정이지만 송출될 연도 기준 항공기들의 기령은 25~30년으로 20년을 훌쩍 넘는다.

반면 경쟁사인 대한항공은 국토부와의 자율협약을 상대적으로 순조롭게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은 2015년 기준 총 4기였던 경년항공기를 포함해 현재까지 총 10개의 경년항공기를 송출했다. 말소 당시 평균 기령은 약 21.1년이다.

대한항공은 오는 6월부터 다시 경년항공기 퇴출을 재개해 2019년 6월까지 항공기 9대를 송출하겠다고 밝혔으며,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송출 대상 항공기들은 20~22년 사이에 퇴출하게 된다.

이와 관련 전 의원은 “송출될 연도 기준으로 파악할 경우 (아시아나항공 소속) 항공기의 기령은 25~30년이며 총 13기 가운데 무려 10기에 대해서 30년을 꽉 채우겠다는 속내가 드러난다”고 밝혔다.

최근 3년간 고장건수, 평균 지연시간 분석 결과 국내 대형 항공사 중 아시아나항공이 압도적으로 긴 지연 시간을 기록했다는 게 전 의원의 설명이다.

아시아나 항공의 경우 최근 3년간 정비로 인한 지연 평균 건수는 106건으로 평균 지연 시간은 88분이다. 반면 대한항공의 경우 평균 지연 건수는 평군 104.7건으로 평균 지연 시간은 72분이다.

이번 조사 결과 전 의원은 “경년항공기에 대한 각 항공사의 태도가 잘 나타난 데이터로 보여진다”며 “결국 모든 안전문제와 고장, 지연불편은 국민인 승객이 떠안는 만큼 국토부의 더욱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노후항공기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8일 오후 8시 20분 경 인천국제공항에서 방콕으로 향하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편명 OZ743)가 이륙 시 엔진결함이 감지돼 이륙 30분만에 회항이 결정됐다.

그러나 해당 여객기는 바로 착륙하지 못하고 연료가 전부 소모되기까지 인천공항 앞 바다 상공을 선회하며 2시간 40분 후인 오후 11시 34분 쯤 인천공항에 다시 착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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