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나 아시아나항공이 아닌 알바니아 타겟...홈페이지 원상 복구 중

[일요경제=김민선 기자] 올해 들어 잇단 항공기 기체결함으로 항공안전에 비상이 걸린 아시아나항공의 홈페이지가 해킹을 당해 항공편을 예약하거나 확인하려는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는 등 혼란이 가중됐다.

20일 오전 4시30분 경 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에는 ‘정의도 평화도 없다’는 문구와 함께 “아시아나항공에는 유감이지만, 알바니아가 세르비아인들에게 저지른 범죄를 세계가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가 영어로 도배되면서 항공기 예약등이 마비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해커는 자신을 “Kuroi’SH and Prosox’라 칭하며 “코소보 프리슈티나에 ‘뉴본’이라는 기념비가 있다. 이 기념비의 의미는 ‘과거는 잊고 평화와 함께 새로 시작하자’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예수님, 저를 용서해주십시오. 제가 그 더러운 도시의 기념비에 소변을 보고 파괴할 것”이라며 테러를 암시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알바니아와 세르비아는 1990년대 코소보 지역을 두고 분쟁을 겪었으며, 2008년에 코소보가 독립을 선언했으나 세르비아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후 코소보 지역에 남아있던 세르비아인이 알바니아인들에게 박해를 당하자 독립 이후 세워진 기념물인 ‘뉴본’을 파괴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20일 새벽 해킹을 당한 아시아나 홈페이지

아시아나항공 측은 해킹 사실 파악을 위한 조사에 착수해 원인과 피해 규모를 확인한 결과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이번 해킹은 회사 홈페이지가 직접 해킹당한 것이 아닌, 도메인네임시스템(DNS)을 관리하는 외주 웹호스팅 업체가 공격을 받아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DNS는 웹 주소를 숫자로 된 IP주소로 바꿔주는 기능을 한다.

아시아나항공은 해킹 당시 홈페이지에 접속했던 일부 이용자를 제외하고는 현재 접속이 정상적으로 되고 있으나 완전히 복구하려면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해킹 사건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신고할 예정이며,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월 한 달 동안에만 3번의 기체결함을 일으킨데 이어 이달 8일에도 인천국제공항에서 방콕으로 향하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OZ743편이 엔진결함이 감지돼 이륙 30분만에 회항하는 등 항공안전에 불안감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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