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 판로 확장에 공영홈쇼핑 역할 커...대형 TV홈쇼핑 사들의 불공정거래 관행 타파해야

 

[일요경제=김민선 기자] 곽대훈 자유한국당 의원이 주최한 ‘중소·벤처기업 판로 활성화 방안’ 토론회에서 국내 경기침체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이 유통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홈쇼핑, 온라인 시장을 중심으로 판로를 개척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1일 국회 산업통산자원위원회 소속 곽대훈 의원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중소·벤처기업 판로 활성화 토론회가 개최됐다. 아울러 ‘중소·벤처기업 우수제품 전시회’도 국회 로비에서 함께 진행됐다.

이날 전시회와 토론회 자리에선 우수 중소기업들의 진출 성과를 공유하고 중소·벤처기업의 홈쇼핑 등 시장 진출 촉진방안, 상생협력 비즈니스 모델 발굴, 불합리한 거래관행 개선 등의 논의가 오갔다.

곽 의원은 “지속되는 세계경기 침체와 불확실성 증대로 내수시장마저 꽁꽁 얼어붙어 중소기업들의 경영난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우수한 중소기업들의 유통판로를 적극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전시회와 토론회를 개최하는 만큼 실질적인 대안을 찾아 중소기업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토론회 좌장은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가 맡았으며, 발제로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가 ‘홈쇼핑을 통한 중소벤처기업 판로방안’, 이재우 홈밀맷돌 대표가 ‘홈밀맷돌 성공사례’에 대해 발표했다.

종합 토론에는 김정기 미래창조과학부 방송산업정책과 과장, 이혀놎 중소기업청 공공구매판로과 과장, 김영수 벤처기업협회 전무, 이동주 중소기업연구원 본부장, 황기섭 TV홈쇼핑협회 실장이 참여했다.

◇중소·벤처기업 판로 확장에 공영홈쇼핑이 매력적

발제에서 이정희 교수는 중소·벤처기업들의 직면한 가장 큰 애로사항은 판로개척의 어려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소·벤처기업은 소비자에게 가까이 가서 상품력을 선보이고 평가를 받아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그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국내 홈쇼핑 업체의 해외시장 매출이 대부분 중소기업제품을 통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 향후 중소·벤처기업은 TV홈쇼핑을 통해 국내 중소기업제품을 해외로 수출할 것을 제안했다.

이 교수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GS홈쇼핑이 2015년 해외로 수출한 한국상품 순위는 1위 스팀큐 스팀다리미, 2위 휴롬 슬로우쥬스, 3위 셰프라인 프라이팬 등 10위까지 중소·벤처기업의 제품들이 포진돼 있다.

홈쇼핑 업계도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시장 확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봤다. 공영홈쇼핑의 중소기업 창의혁신제품 발굴 및 취급 제품 수 변화를 살펴보면 2015년 3분기에 36개 제품이 73억원, 작년 4분기에는 197개 제품이 309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이 교수는 민영홈쇼핑이 판매 성공의 불확실성이 높은 제품의 취급을 꺼리는 상황에서 공영홈쇼핑의 역할과 기여가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이재우 대표는 홈밀맷돌의 성공 포인트에 대해 발표하고, 중소기업 판로에 관련한 건의사항을 제기했다. 홈밀맷돌은 중공영홈쇼핑의 중소기업 상생일환으로 홈쇼핑 시장에 진출한 후 매출을 크게 올린 분쇄기 업체다.

이 대표는 “2014년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를 시작했던 제품이 2015년 공영홈쇼핑의 ‘창의혁신제품’으로 소개되며 매 방송 히트 하였고, 지난해 재런칭하는 효과를 보았다”며 “품질력과 기술력을 갖춘 제품들이 성공적으로 판로 개척을 할 수 있도록 시장개척에 힘써달라”고 주문했다.

또한 품질력과 기술을 갖춘 제품들이 성공적으로 판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홈쇼핑 등에 중소기업 전문 판매시간 배정을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실제로 이 대표는 올해 6월 출시 예정인 신모델에 대해 백화점 및 면세점, 대형마트와 상담을 진행중에 있으며 해외 수출 상담, 종합몰 및 오픈마켓 입점, 기존 지역 대리점 확대를 통해 생산량에 따라 판로를 확대할 계획이다.

◇홈쇼핑을 통한 중소·벤처기업 판로 개척의 선결과제는 불공정거래 관행 해소

토론 좌장인 김기찬 교수는 중소·벤처기업에 전자상거래 및 홈쇼핑 등을 통해 판로 활성화를 이룰 것을 제안했다. 그는 “아직 우리나라는 오프라인 위주의 판로지원 정책에 몰입해있다”며 “중소기업에 향후 가장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새로운 판로 트렌드는 B2B 이마켓플레이스와 옴니채널”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우리나라는 벤처·중소기업의 온라인 판매비중이 저조해 OECD 최하위수준이다”며 “소비자들이 인터넷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으나 벤처·중소기업들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온라인 비중은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토론에서 김정기 과장은 일부 TV홈쇼핑사들이 우월적 지위로 중소·벤처기업들의 진입을 막는 등 불공정 관행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TV홈쇼핑은 상품판매와 동시에 광고가 가능한 점 때문에 홈쇼핑에 대한 중소 납품업체들의 선호도가 높은데 비해 방송기회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홈쇼핑에서의 중소·벤처기업이 가지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2011년 6월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인 홈앤쇼핑이 신규 승인되고, 2015년 4월 중소기업 제품 및 농수축산물 전용 홈쇼핑인 공영홈쇼핑을 추가 승인된 바 있다. TV홈쇼핑사 재승인 시 승인 요건에 중소기업 제품의 편성 비율도 꾸준히 확대 했다.

홈쇼핑의 불공정거래 해소를 위하 향후 방송법 개정을 통해 재승인 심사시 공정거래 관련 심사 항목을 대분류 항목으로 상향조정 하고, 관련 배점을 60점에서 80점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한편 창업·벤처기업이 유통 대기업 진출 진입장벽에 가로막혀 B2B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B2B시장은 중소기업제품 거래형태별 판로 현황의 77.5%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중요한 반면, 전략적 연계 마케팅은 부재한 실정이다.

이현조 과장은 “중소·벤처기업의 판로 활성화 정책 과제로 우수제품의 시장진입 기회를 확대하고 초기·혁신기업 중심으로 공공구매제도를 개편할 것”을 당부했다.

김영수 전무는 “중소·벤처기업이 판매실적에 따른 판매수수료를 납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홈쇼핑은 우월한 지위를 활용해 일정규모 이상의 재고를 요구하고 있다”며 “중소기업 제품의 권고 편성률 이행 제고를 위해 공급자 기준이 아닌 제조자 기준의 중소기업 제품 편성 분류 기준을 제정할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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