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박용진 의원 ”벤츠‧BMW‧아우디‧르노삼성, 현대‧기아차 그랜저‧쏘나타 등 제조사‧차량 결함의심 다양해”

[일요경제 = 손정호 기자] 범정부 차원의 ‘자동차 결함 TF’와 관련법 입법을 추진 중인 박용진 의원실로 올해 1월 초부터 2월 중순까지 직접 제보된 자동차 결함 의심사례가 70여건을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0간담회의실에서 진행한 ‘자동차 결함 피해자 제보 간담회’에 따르면, 1월 3일부터 2월 17일까지 의원실은 이메일 제보 51건, 유선전화 제보 18건, 공익제보 3건 등 72건에 육박했다.

한 사람이 한 번에 여러 대의 차량을 제보한 경우도 많아 총 제보 차량대수는 이보다 많다. 

제조사 역시 박용진 의원이 2월 9일 대정부질문 때 리콜 축소 및 은폐 등 비용절감 내부문서를 공개한 현대‧기아자동차 외에 벤츠, BMW, 아우디, 르노삼성, 쌍용자동차 등 다양했다. 

1월 초부터 2월 중순까지 박용진 의원실로 이메일 접수된 자동차 결함 피해 제보 리스트 (표=박용진 의원실 제공)

현대‧기아차의 경우에도 인터넷 동호회 또는 작년 말 엔지니어 출신의 내부 공익제보자 김 모 전 부장 등의 고발로 잘 알려진 싼타페 급발진의 제작 결함 의심 사례 등 외에도 그랜저, 쏘나타 등 다양한 차종에서 제작 결함으로 의심되는 피해 사례가 박 의원실로 접수됐다.

이를 분석해보면 이 기간 동안 박 의원실로 제보된 차량 중 가장 많은 차종은 세부 분류를 통합했을 때, 한국GM의 라세티프리미어로 무려 14건에 달했다. 이어 현대차 쏘나타가 13건, 현대차 아반떼 9건, 현대차 싼타페 3건 등이 다수였다. 

라세티프리미어의 경우 모두 미션 결함으로, 인터넷 카페 등에서 ‘보령 미션’으로 불리는 문제였다. ‘보령 미션’은 충남 보령공장에서 생산된 미션을 가리키는 말로, 피해자의 증언에 따르면 차량 반응이 늦고 쉽게 과열되는 등의 특징이 있는 것으로 주장됐다.

쏘나타 제보는 대부분 엔진 결함으로, 엔진오일 누유와 소음 과다, 스크래치 등이었다. 쏘나타 일부 제보자들은 보증기간 연장을 원했으며, 무상수리가 어려워졌다는 내용도 있었다.

아반떼도 대부분 엔진 결함 제보였으며 주차 중 급발진 1건이 포함돼 있었고, 싼타페는 급발진 2건과 뒷바퀴 휀더 부식 등의 제보가 있었다.   

아울러 22일 간담회에서 제보자가 참석해 직접 피해 사례를 발표한 경우 외에도 2013년 출고된 그랜져 HG 2.4 소유주 곽 모 씨는 2015년 1월 24일 주행 중 엔진 굉음과 함께 시동이 꺼졌는데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고 무상보증수리 기간이 지나지 않아 무상수리를 받았다고 제보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곽 씨는 “결함 발견 당시 동호회 카페에 2.4세타엔진 관련 결함 피해 글이 많이 올라오는 상황이었다”며 “당시에는 이슈화되지 않았고 몇 년 후 현대차 세타엔진 결함과 관련해 이슈가 됐다”고 전했다. 그는 “현대차 측에서는 이슈가 되기 전부터, 내 차가 고장났을 당시에도 결함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않고 1차원적 수리로만 조치했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고속도로 주행시 시동 꺼짐 현상이 발생했다면 인명 피해로 이어졌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 현대차가 꾸준히 급발진과 에어백 미전개 등 국민의 생명과 직결될 수 있는 결함으로 구설수에 올라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반떼MD 소유주 이 모 씨는 작년 9월 14일 엔진오일을 교체하며 엔진오일이 많이 없다는 얘기를 들었고, 10월 6일 엔진오일을 확인하니 거의 없어서 보충했다고 제보했다. 그는 매번 6000km를 탄 뒤에 엔진오일을 교체해야 하는 불편을 호소했다.

2012년식 쌍용차 코란도C 소유주 이 모 씨는 신차 구입 후 5개월 뒤 미션 결함이 발생해 2015년 8월 고속도로 주행 중 시동 꺼짐 등 일명 ‘말타기’ 증상으로 변속 충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르노삼성 SM5 LPi 2009~2011년식 소유주 오모씨는 엔진 실린더와 헤드 결함을 주장했는데, 오모씨는 인터넷 등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이런 내용으로 정비 고민을 하고 헤드 전체를 교환하는 고가의 수리를 자비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 투싼 2005년식 소유주 박 모 씨는 리어사이드멤버 부식을, YF소나타 LPG 2010년식 소유주 곽 모 씨는 엔진 결함으로 인한 주행 중 멈춤과 실리더 바닥의 틈으로 엔진오일 주입을, YF소나타 MPi 소유주 김 모 씨도 엔진 결함으로 인한 주행 중 멈춤과 큰 엔진 소음 및 떨림 등을 호소했다. 

한편 박 의원실 관계자는 “현대차에서도 간담회 장소에 상무, 과장, 대리 등을 보내 내용을 사실상 염탐하도록 했다”며 “대리는 간담회 내용에 대해 꼼꼼히 필기하고 발표 자료에 대한 사진까지 찍어갔다”고 말했다.

<단+>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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