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울에 사는 최모씨(40대 주부)는 지난 9월 G3 스마트폰(모델명 LG-F400L)을 구입한 후 단 사흘 만에 이유 없이 화면이 자꾸 꺼지는 현상을 경험했다. 
최씨가 구입한 기기 원가는 89만9800원, 보조금을 지원받아 LG유플러스 통신사 24개월 약정에 기기는 30개월 할부상환 조건으로 할인된 64만원에 구입했다. LTE8 무한대 8만9900원의 비싼 요금제를 3개월간 사용하는 조건이 포함된 가격이었다.
그녀는 "불편했지만 당시 바쁘다보니 바꾸러 갈 시간도 없고 해서 그냥 사용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구입 10일 후 해당 직영점측으로부터 '사용 중인 기기에 이상이 있냐'를 묻는 전화를 받았다. 민원을 제기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통사로부터 전화가 걸려온 것은 그녀가 휴대폰 사용 20여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고 한다.
최씨는 "마침 겪고 있던 화면 꺼짐 현상을 직영점에 항의하자 기기를 들고 오라고 했다"며 "기기를 교환하러 오는 사람이 많냐고 물어보니 직영점 측에서 '종종 있다'며 '화면 꺼짐 현상도 있고 터치 문제도 있다더라"고 말했다.
그녀는 기기 불량으로 교환이 가능한 마지막 날인 14일째 되는 시점에 해서 직영점에서 새기기로 교환했다.
최씨는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느냐고 물었더니 '디지털기기라 예민해서 그렇다. 정확한 증상이 무엇인지는 우리도 잘 모른다'며 기기를 새 것으로 교환해주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특히 LG전자와 LG유플러스가 G3의 하자를 사전에 알면서 이러한 방식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을 무마시켜려 하는 것이 아닌가라며 의혹을 제기한다. 


LG전자 전략 스마트폰 G3의 판매 호조가 4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인 가운데 다수의 소비자들로부터 화면 블랙아웃(화면이 이유 없이 꺼지는 현상)이 발생했던 것으로 <일요경제> 취재결과 확인됐다.

이러한 G3의 문제점이 소비자들에게 덜 알려진 이유는 LG전자가 같은 그룹 계열사인 LG유플러스를 중심으로 G3를 구입한 고객의 반응을 확인해 문제가 있는 기기를 파악해 새 기기로 교환해줬기 때문이었다. 

<일요경제>는 당시 최씨의 핸드폰을 교환해준 직영점 직원을 통해 최씨에게 전화를 한 이유를 물어보았다.

직영점 직원은 "(LG전자) 공장에서 간혹 불량품이 나왔고 이 때문에 기기 이상이 있는지 고객에게 물어봤다. 그게 회사 방침이었다"며 "그걸 안하면 (본사로부터) 불이익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제보자 최씨는 "회사 측에서 기기의 불량을 알고 있었으니 대리점에서 먼저 전화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일요경제>는 KT, LGU+, SK텔레콤을 모두 취급하는 다른 휴대폰 판매점에도 같은 조치를 한 일이 있는지 알아보았다.

해당 판매점에서는 "고객이 14일 이내에 불량을 신고해올 경우 교체해 주는 경우는 있어도 우리측(판매점)에서 먼저 고객에게 연락을 하는 경우는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동통신사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단말기의 제품 문제는 제조사인 LG전자의 문제이므로 LG전자 AS센터에 가서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면서도 "문제가 있으면 고객이 대리점에 가서 교체해달라고 얘길 하면 불량품의 경우 교체해 줄 수는 있어도 교체 받은 폰은 대리점에서 다시 통신사를 통해 들어와서 제조사(LG전자)로 넘어간다"고 말했다. 

<일요경제>는 다른 사용자들도 최씨와 동일한 스마트폰 불량 문제를 겪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상에서 LG 스마트폰 사용자 모임인 한 커뮤니티를 찾았다.


13일 '토마토케찹'이라는 대화명의 네티즌은 "G3 cat6를 구매하고 3주 지났다"며 "가끔 폰 사용 중에 갑자기 화면이 꺼지는데 다시 사용하려고 켜면 노크온(스마트폰 화면을 두 번 두드려 화면을 끄고 키는 방식)도 먹히지 않고 뒤에 전원버튼으로 화면을 켜도 바로 꺼져버린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이 글에 '린플리'라는 네티즌은 "꺼지는 건 버튼 불량 같다. 제 것도 가끔 그럽니다"라는 댓글로 공감을 표했다. 대화명 '오린'은 "G3로 바꾼 지 2달 됐는데 계속 그런다. 카메라 켜놓고 잠깐 화면 꺼놓으면 그렇게 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의 초기 모델에서도 프로그램을 실행시킬 때 디스플레이가 암전되는 현상이 발견된 적이 있으나 현재 이와 같은 문제는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며 “LG전자가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공정에서 발생하는 불량률을 낮추는 ‘수율’에 문제가 드러난 것이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LG전자 관계자는 “G3 수율의 비율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통상 신제품 개발 초기의 수율은 회사의 생산기술수준을 알 수 있는 척도이므로 비밀에 부쳐진다.


<일요경제>는 LG전자 본사에 '화면 꺼짐' 현상에 대해 보고를 받은 적이 있는지 여부를 알아보았다.


익명을 요구한 LG전자 한 관계자는 "G3를 출시한 5월말에 그런 문제가 있다는 얘길 들었다"며 "(이 문제가) 크게 확대되진 않았다. 회사가 전략제품이라고 내놨는데 그런 얘길 들으면 안 되니 적극적으로 알아봤던 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어느 폰에서든 다 발생할 수 있는 문제 아닌가"라며 "폰의 한 부분을 가지고 문제화하는 것은 좀 부담스럽다"며 덧붙였다.


한편, LG전자는 3분기에 스마트폰 1680만대를 팔아, 2010년 스마트폰을 사업을 시작한 이후 사상 최대 분기 판매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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