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사는 신규직 채용이 거의 없고, 국내 제약사는 경력자를 선호하는 것 같다.”


내년 약학대학 졸업을 앞둔 서준석 군의 말이다. 지난 15일 종로구 소재 AW컨벤션 센터는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산하 제약개발연구회(PAC) 가 주최한 제약업무 설명회를 청취하러온 약대생 800여명으로 북적였다.   


지금껏 약대생들은 급여, 근무조건 등을 따지며 제약사 근무를 꺼려했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었다. 제약사 수시채용과 병원 수시, 정규 채용에서 탈락되는 약대생들이 증가하면서 이런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박운식(남ㆍ가명) 군은 “예전 약대생은 100%취업이라고 비약대생들의 부러움을 샀지만, 지금은 많은 약대생들이 취업에 애를 먹고 있다”며 “제약회사의 꽃이라는 제약사 영업마케팅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싶었다”고 참석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4년제를 이수한 기존 약사들과의 관계도 부담스럽다보니 약국근무보다는 제약사근무를 고려하는 학생들도 많았다. 


“약국 근무를 선택하자니 약대6년제 동문을 후배로 인정않는 선배들로 인해 기존 개국약사들과 잘 지낼지 불안했다.”  [○○약대 김성은(여ㆍ가명)]


이날 설명회는 바로 이런 약대생들의 고민을 덜기 위한 자리였다. 


제약개발연구회는 미래 핵심 산업인 제약산업의 업무를 소개받고 연구소, 임상시험부, 사업개발부, 약사부, 대외협력부, 영업마케팅부, 생산부 등 각 분야별 직능 정보를 실무 전문가들과 일대일 상담을 통해 상세하게 물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JW중외제약 김용관 상무는 제약사의 약사인력과 배치현황, 드림파마 전훈 책임연구원은 연구소, 사이넥스 이은주 이사는 임상시험부 , 한국아스텔라스 정선식 부장은 사업개발부, 파마리서치 김만석 팀장은 약사부, SK케미칼 이명철 팀장은 대외협력부, 한국로슈 이현주 부장은 영업마케팅부, 동아ST 이은석 이사는 생산부, 암젠 이승연 부장은 제약회사 근무환경 등에 대한 전반적인 업무를 각각 설명했다.


영업마케팅을 상담을 마치고 나온 조호민 군은 “영업마케팅 직은 제약회사의 꽃인 만큼 승진도 빠르다고 들었다”며 “알고 싶은 업무에 대한 개략을 알게돼 유익했다”고 미소지었다.


이은주 양도 “급여조건(제약사 신입사원 연봉 2500만~3000만원)이 너무 낮은 것 같지만, 7년 이상 근무하면 원하는 급여조건을 맞출 수 있다니 괜찮은 것 같다”고 만족해 했다.


단, 생산부를 고려했던 이지은 양은 “임상부는 동물 실험이 많고, 생산부는 대다수 지방 근무라 꺼려진다”며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한국신약개발조합 여재천 전무는 “약대 6년제 시행과 변화폭이 큰 의약정책 등으로 많은 약대생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며 “제약사 입사조건도 어려워지고 있다지만, 신약개발과 전반적 업무에 있어 약대생들이 배운 약학지식을 필요로 한다”고 밝혔다.


[미니 인터뷰] “비약대생, 영업ㆍ마케팅 분야 괜찮아”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산하 제약개발연구회 박희범 회장



▲제약개발연구회 박희범 회장
제약산업이 우리나라 미래신성장동력 산업으로 부각되면서 약대생뿐만 아닌 비약대생들도 제약사 근무를 희망하는 지원자가 늘고 있다. 


<일요경제>가 제약업무설명회에서 만난 제약개발연구회 박희범 회장(동아ST개발본부 약사팀 부장)은 “분명 약대생이 일반학부 학생들에 비해 임상·개발 등 거의 대다수 제약업무에 최적화된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지원 회사에 대한 열정”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토익과 토플에서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 공부하고, 영업·마케팅 분야는 경력을 쌓을수록 급여와 승진면에서 가장 유리하기에 성실하고 친화력이 강한 학생이 지원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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