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자동차 결함 피해자 제보 간담회’서 공익제보자 김광호 전 부장 공개
현대차, ‘그랜저IG' 세타2엔진 문제 상품성 개선...문제 엔진은 미국 공장 청정도 문제서 비롯해

현대.기아차 세타2엔진 베어링 소착 매커니즘 (표=박용진 의원실 제공)

[일요경제 = 손정호 기자] 현대·기아자동차의 세타2엔진 결함은 안전 문제로, 미국에서는 일부 리콜했지만 한국에서는 보증기간 연장 등만 조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런 주장을 한 이는 25년 동안 현대차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다가, 작년 말 현대·기아차의 리콜 은폐 의혹을 국토교통부와 미국 교통안전국(NHTSA), 국회의원실에 공익제보한 후 해고된 김광호 전 현대차 부장이다. 

박용진 의원실은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0간담회의실에서 국토부와 국민권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한국소비자원, 교통안전공단이 후원한 ‘자동차 결함 피해자 제보 간담회’에서 이런 내용을 공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부산 싼타페 급발진 사고로 일가족 4명을 잃은 유가족 등 피해자 제보와 국토부 등 관련 기관 발언이 먼저 있었고, 이어 김 전 부장은 세타2엔진 결함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분석해 발표했다. 

김 전 부장은 “가장 큰 문제는 세타2엔진인데, 미국에 대상 차량 220만대, 국내 22만대 정도로 차량이 많고 엔진이 파손되면 운전 중 시동이 꺼질 수도 있다”며 “세타2엔진의 베어링 소착 때문에 진동과 소음이 발생하고 엔진이 꺼지는 현상도 생기는데 조금 더 진행되면 화재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콘로드(Con-rod) 베어링 소착 매커니즘에 대해서는 오일 유막 파괴, 메탈 접촉, 긁힘과 마모로 인해 1차로 소음과 진동이 발생하고, 이어 소착(이물질 눌어붙음)과 시동 꺼짐 또는 불가 등 2차 현상이 발생한다는 주장이다.

그에 따르면 현대차는 세타2엔진의 베어링 소착으로 인한 엔진 소음과 손상 결함에 대해 소음 문제로 안전 문제가 아니고, 미국에서 리콜을 해준 것은 고객 보호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 전 부장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 결함분석팀장(Greg Magno)과 결함조사팀장(Jeff Quan)은 고속도로에서 재시동이 안 되고 견인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해 안전 문제이며, 시동 꺼짐 18건과 견인 43건을 확인했다고 분석했다고 전했다. 저속이나 정차 시 시동 꺼짐은 비안전 문제였다. 

현대.기아차 세타2엔진 베어링 불량율 (표=박용진 의원실 제공)
현대차 YF 쏘나타 세타2엔진 불량율 (표=박용진 의원실 제공)

미국에서는 세타2엔진 문제로 2건의 화재가 발생해 보고되면서 리콜됐고, 한국에서는 1건의 화재 사례가 확인됐다는 것.

현대차는 세타2엔진 문제와 관련해 미국 판매 차량은 제작공정에서 이물질이 들어가 문제가 됐지만, 국내 판매 차량은 문제가 없다고 해명하고 보증기간 연장 조치를 했지만 국내 K5, 미국 판매명 옵티마 11MY는 초창기 1년 동안 기아차 화성공장에서 만들어서 수출했다고 지적했다. 이후 옵티마 12MY 모델 일부도 한국에서 만들어 수출하다가(2010.9~2011.8)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제작해 현지 판매(2011.9~)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동일한 엔진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미국에서는 현대차 YF쏘나타가 판매 94만3844대 중 964건의 베어링 불량으로 리콜됐다고 설명했다. 베어링 불량률은 현대차 투산 0.10%, K5(TF) 0.14%, 스포티지 0.22% 등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같은 세타2엔진의 베어링 불량률은 기아차의 미국 조지아공장에서 생산된 QF(TF, 미국 생산 옵티마) 0.12%, AN(NC, 미국 생산 산타페 7인승) 0.11%, XMa(미국 생산 쏘렌토) 0.19% 등 총 0.12%, 내수 생산의 경우 현대차 YF(쏘나타) 0.15%, HG(그랜저) 0.01%, 기아차 TF(K5) 0.10% 등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현대차에 람다엔진, 감마엔진 등 여러 종류의 엔진이 있는데 세타2엔진은 그랜저와 K7 등에 사용하는 엔진으로, 현재는 세타2엔진을 많이 개선했지만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엔진은 아직 없다고 전했다.

그는 6일 <일요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세타2엔진 문제로 미국에서 소나타 11~12MY 47만대를 리콜했다”며 “미국에서 세타2엔진 차량이 220만대 있는데 그중에 47만대만 리콜했고 국내 차량을 포함해 총 200만대를 추가로 리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문제를 그대로 두면 고객 불만이 폭발할 것”이라며 “작년부터 세타2엔진이 많이 보강돼 현재의 세타2엔진은 기존 문제가 80~90% 정도 해결됐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세타2엔진 문제를 국토부와 미국 교통안전국, 국회의원실에 공익제보를 해 조사를 진행 중인데 현재로는 세타2엔진 문제로 국내에서 리콜이 결정될지 확신할 수 없다면서, 개선되기 전의 세타2엔진을 사용한 차량들이 지금도 운행되고 있기 때문에 엔진의 구조적 문제로 인한 부분에 대해 큰 비용이 들어도 고객 신뢰 회복과 안전보호 차원에서 리콜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일요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확인해보고 연락을 주겠다"고 했지만 그 뒤로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  

한편 작년 10월 25일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 탑재 세타2엔진에 대해 ‘그랜저IG’에도 세타2엔진을 장착했지만 상품성이 개선된 엔진이라며, 문제가 된 세타2엔진은 미국 공장 청정도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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