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초점③] 불량자동차 피해 이대로 괜찮은가?...“소비자 보호, 자동차시장의 핵심 경쟁력”
[현장초점③] 불량자동차 피해 이대로 괜찮은가?...“소비자 보호, 자동차시장의 핵심 경쟁력”
  • 손정호 기자
  • 승인 2017.03.10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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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무영 “개별 차량 결함, 소비자원 분쟁조정으로 그쳐...법적 강제성 없어 선진국 대비 미흡”
박용진 의원 ‘자동차 교환·환불·리콜 제도 개선을 위한 제정법 공청회’
자동차 소비자 보호는 세계시장의 핵심적인 경쟁력으로, 자동차 리콜과 분쟁 등을 위한 전문기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요경제 = 손정호 기자] 현대·기아자동차와 한국GM 등 자동차 결함 은폐 의혹으로 소비자 불만이 커진 가운데, 자동차 소비자 보호가 세계시장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해 리콜 등을 다루는 전문기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은 자동차 리콜에 대한 법적 강제성은 있지만 교환과 환불에 대한 법률적 강제성이 아직 없고, 리콜에 대한 기준도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 계속 문제가 반복된다는 지적이다.

이런 주장은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공동 주최한 ‘자동차 교환·환불·리콜 제도 개선을 위한 제정법 공청회, 국민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불량자동차 피해 이대로 괜찮은가?’에서 공개됐다.

박준환 국회입법조사처 국토해양팀 조사관은 “기계적 장치였던 자동차가 전자장치로 변화되고 첨단운전자지원장치(ADAS, 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나 자율주행기능 등 일반 소비자의 결함 판단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특정 장치 문제가 아니라 자동차 시스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박준환 조사관은 “자동차 제조사의 소비자 보호 의무를 강화하는 게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일부 있다”면서도 “자동차 품질과 성능은 소비자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이며 소비자 보호는 세계 자동차 시장의 핵심 경쟁력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조사관은 자동차 리콜에 대해 안전과 관련된 결함에만 적용돼 범위에 한계가 있고, 차량 교환이나 환불은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소비자 보호제도는 자동차 성능 보증범위가 넓고 교환·환불이 가능하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어 한계가 있다는 것.

박 조사관은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결함’ 또는 ‘중대한 결함’의 판단기준을 구체화하는 게 필요하다며, 소비자분쟁 해결기준인 ‘중대한 결함’이 당사자 간 분쟁 해결에 실질적 지침으로 작동하기에 한계가 있어 보다 세부적인 판단기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기간이나 조건 등 세부적 판단기준이 자동차 교환, 환불, 리콜제도의 가장 큰 쟁점이자 어려움인 만큼 폭넓은 협의와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며 “자동차 전문성과 함께 다양한 소비자의 선호나 불만에 대해 이해하고 대처할 수 있는 기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리콜 관련 업무는 교통안전공단 산하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안전 문제 여부를 판단해 국토교통부로 보고하면 국토부 산하 자동차제작결함심사평가위원회에서 결정한다. 소비자 보호는 다양한 제품의 보호 역할을 함께 하는 한국소비자원에서 하고 있는데, 박 조사관은 자동차안전‧하자심의위원회나 자동차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자동차소비자 권익보호원 등 권한과 책임을 가진 전문 집행기관 지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리콜 담당 기관과 분쟁 조정 기관이 다르며, 리콜에 대해 정부의 법적 강제성이 있지만 분쟁 조정은 강제성이 없는데 자동차 리콜과 분쟁 조정을 모두 수행하는 전문기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 조무영 “개별 차량 결함, 소비자원 분쟁조정으로 그쳐...법적 강제성 없어 선진국 대비 미흡”

개별 차량의 결함은 소비자원의 분쟁 조정으로 그치고 있는데, 소비자원 조정에는 법적 강제성이 없어서 선진국에 비해 소비자 보호 기능이 미흡하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조무영 국토교통부 자동차정책과장은 “1990년대 초반까지 경제 성장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기로 자동차산업 성장동력 확보에 중점을 두는 정책을 추진했다”며 “최근 자동차 제조기술과 IT기술 융복합화로 성능이 향상되고 생활필수품이 돼 새로운 정책 요구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무영 과장은 “첨단기술 복합체인 자동차 특성상 제작자는 많은 정보를 갖고 있으나 소비자는 정보에서 소외되는 정보 비대칭이 커지고 있다”며 “고가인 자동차 결함에 대해 정보력이 부족한 소비자는 입증에 한계가 있어 불만과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과장은 다수의 자동차에서 발생한 체계적인 하자의 경우 리콜, 무상수리 등을 통해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가 있고 지속적으로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늑장리콜의 경우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 벌금, 상한 없는 매출액 1%의 과징금 등 책임을 강화했으며, 리콜 통지 방식은 우편에서 우편과 문자로 확대했다는 것. 

하지만 개별 차량 발생 하자는 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 해결기준에 따라 조정하는 데 그쳐 선진국에 비해 체계적인 보호에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소비자원의 교환, 환불은 법적 구속력이나 강제성이 없다는 비판이다. 

조 과장은 미국에서는 모든 소비재를 대상으로 25달러 이상 공산품에 대해 연방소비자보증법을 두고 있고, 자동차를 대상으로 하는 주법인 레몬법을 중첩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주법인 레몬법은 자동차에 특정해 계약 불합치성으로 인한 분쟁 발생시 교환과 환불에 관해 소비자 권리 보호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EU는 ‘소비재매매 및 관련 보증에 관한 지침’을 통해 품질보증법제를 도입하고 모든 소비재에 자동차를 포함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EU는 상품매매계약 불합치성이 있으며 2년 이내 하자에 대해 손해배상, 대금감액, 교환, 환불 등 판매자에게 책임을 부여한다. 

일본은 민법에 근거한 소비자계약법으로 품질보증법제를 구성해 소비자가 계약취소권을 통해 교환이나 환불이 가능하고, 중국의 경우 수리와 교체, 반품 등 자동차 삼포법을 제정해 자동차 교환‧환불과 무상수리에 관한 요건을 규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자동차 교환, 환불, 리콜제도 개선 제정법 문제와 관련해 현대자동차의 리콜 은폐 의혹을 국토부와 미국 교통안전국, 국회에 공익제보를 한 후 해고된 김광호 전 현대차 부장은 10일 <일요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현재는 자동차 리콜에 대해서는 법적 강제성이 있지만 교환과 환불에 대해서는 강제성을 가진 법률이 없다”며 “그래서 계속 자동차 리콜, 교환, 환불에 대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인데, 자동차 리콜에 대한 규정도 선진국에 비해서는 약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 전 부장은 “안전 문제 리콜을 은폐해도 이후 이 문제가 밝혀져 부과되는 과징금 액수가 작아 리콜을 은폐한 비용절감보다 더 경제적이라 이런 일들이 계속 반복되는 것”이라며 “자동차만 아니라 금융 등 다른 분야에서도 한국은 소비자 보호가 약하지만 자동차는 사람의 생명과 건강에 큰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 크다”고 주장했다. 

자동차의 결함은 다른 제품의 결함에 비해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고 고가라, 다른 공산품과 동일하게 다루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는 주장이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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